아침부터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온 산을 뒤엎는다. 밤이면 벌써부터 귀뚜라미와 함께 온갖 곤충들의 소리가 껌껌한 밤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물 흘러가는 소리 또한 만만치가 않다.
그런 소리의 향연 속에서도 저녁이면 어김없이 밀려오는 눈까풀의 천근같은 무게가 나를 깊은 잠으로 끌고 간다. 그런 날들도, 그토록 무덥던 날들도, 49일 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게 만들던 백중도 이렇게 끝나고, 끝나간다.
어제는 오랜만에 문을 닫고 잠을 청했다. 서늘함에 몇 번 잠을 설친 그제의 기억 때문이다. 더위 핑계로 잠시 게을렀던 마음을 다시 추스려야겠다.
그리고 세상사에 너무 깊숙히 빠져드는 똑똑한 사람이 아닌, 그냥 그저 무심한 진짜 바보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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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되거라.
사람 노릇하자면 일이 많다.
바보가 되는 데서 참사람이 나온다.
- 경봉 스님
아직도 어리석은 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