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매년 전세계 150만명의 사망 원인이다. 이는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숫자와 비슷하다. 다행히 백신이 공급되면서 환자 증가는 주춤하고 있지만 간염바이러스의 맹위는 여전하다.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심재준 교수의 도움말로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 뉴스웍스(http://www.newsworks.co.kr)
Q: 간염에는 여러 알파벳이 붙어 있는데 무엇이 다른가.
A: 지구상에는 수천 가지 바이러스가 있는데 이중 간염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 유형이 있다. 알파벳 A부터 E까지 다섯 종이 그것이다. 이중 A, B, C형 바이러스가 우리나라 간염 환자의 99% 이상을 차지한다.
Q: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어떻게 생존하나.
A: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최적화된 바이러스다. 간세포를 직접 파괴하지 않고 영양이 풍부한 간세포 내에 기생하며 증식한다. 감염된 간세포는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공장으로 활용된다. 간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엄청난 양으로 증식돼 또다른 바이러스를 만들어 혈액 속으로 배출한다.
Q: 간염에는 급성과 만성간염이 있다고 하는데.
A: 진행 속도에 따라 급·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몇 달 정도 고생하고 회복되지만 만성은 이후에도 계속 염증이 지속된다. 예컨대 A형 간염환자의 99%는 6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급성간염이지만 B, C형 바이러스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간경변이나 간암을 일으킨다. 게다가 B, C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게 한다.
Q: 요즘 A형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A: 위생환경이 좋아진 1970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이 문제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A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A형 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 식수에 의해 전염된다. 따라서 감염자와 접촉하거나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예방접종이 최선의 방책이다.
Q: 국내에서 가장 위협적인 간염 바이러스 유형은.
A: 간암의 주요 요인인 B형간염 바이러스다. 간암 환자의 약 75%가 B형 바이러스가 발병 원인이다. B형은 주로 출생 시 모체로부터 전염된다. 이 시기는 체내의 면역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점이므로 바이러스의 침투가 용이하다. 이후 계속 잠복해 있다가 90%정도가 만성화되면서 서서히 간세포를 파괴한다. 일부 성인의 경우에도 오염된 바늘, 또는 성 접촉 등 혈액·체액을 통해 감염되지만 다행히 만성화율은 5% 미만으로 낮다. 백신이 개발된 이후 꾸준히 환자가 감소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Q: 이미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는 대부분 출생 당시에 감염돼 몸 안에 바이러스가 오랜 시간 잠복해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40세 이상부터는 매년 두 차례 간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권한다.
Q: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내성이 생겼다고 한다.
A: B형간염은 완치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억제시킬 수 있는 경구약제가 처방된다.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를 차단해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약을 중단하거나 오래 먹다보면 내성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다른 동반질환을 감안해 내성을 극복하는 약을 권한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우선이다.
Q: C형 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겠다.
A: C형 간염 바이러스는 B형과 달리 주로 성인기에 감염된다. 특히 60~70%의 감염자가 만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치료가 관건이다. 전파 경로는 주로 혈액과 체액이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전염되었지만 정밀한 혈청검사가 등장하면서 수혈을 통한 감염은 현재 완전 예방되고 있다.
요즘 대두되는 감염 문제로 문신을 꼽을 수 있다. 문신은 원래 자격을 갖춘 의료인이 시술해야 하지만 요즘엔 위생관리 사각지대에서 무허가 업소가 성행하고 있다. 문신 이외에도 무허가 영양주사, 정맥마약, 성접촉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C형간염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약도 개발돼 많은 환자들이 완치의 기쁨을 누린다.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과 비교해 경구 복용이 가능하고 몸살, 두통, 발진 등 부작용이 거의 없다. 95% 이상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기간도 기존의 6~12개월에서 2~3개월로 단축됐다.
Q: 이밖에 다른 간염바이러스는 어떤가.
A: D형과 E형 바이러스가 있다. D형 간염바이러스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드물게 관찰된다. 또 E형 간염은 동남아 지역에서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E형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고기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 섭취한 후 감염된 사례가 관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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