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로 돌아선 유가 – 미국 석유회사들 연쇄 파산 임박 ?

장중 한 때 40.32달러까지 내려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인 지난 주 금요일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 달러(305%)나 급락했다. 장중에는 한 때 –40.32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마이너스 유가는 코로나19로 세계 원유 수요가 얼마나 쪼그라들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항공과 자동차 이동이 줄고 공장 가동 중단으로 원유 수요가 확 줄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석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여 전 세계가 배럴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과잉공급으로 전 세계 유가를 하락시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두 마리의 ‘블랙 스완’은 미국 셰일오일 회사들의 돈벌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유가를 붕괴시켰다. 1983년 NYMEX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사건이 월요일 발생했다. 월요일인 20일 5월 인도분 미국 원유 거래가 한 건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록상 최악의 날이었다.

10달러까지 내려가면 1100여개 석유회사 파산

6월 인도분 미국산 원유가 여전히 배럴당 20달러 이상 거래되고 있지만, 그것조차 참담하다.

아르템 아브라모프 라이스타드 에너지 셰일 연구팀장은 “30달러는 이미 상당히 나쁜 수준이지만 20달러나 심지어 10달러가 되면 완전 악몽”이라고 말했다.

많은 석유회사들이 좋은 시기에 너무 많은 부채를 떠맡았다. 그들 중 일부는 이 역사적인 침체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20달러에서 533개의 미국 석유생산회사들이 2021년 말까지 파산신청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10달러면 파산할 회사가가 1100개가 넘을 것이라고 라이스타드는 추정한다.

아브라모프는 “10달러면 부채를 지고 있는 거의 모든 미국 E&P 회사가 11장을 제출하거나 전략적 기회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의 감산합의 유가 하락 패닉 끝내는데 실패

유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장 놀라운 점은 러시아와 사우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이후 서사시적 가격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 이후라는 점이다. OPEC+는 석유 생산을 기록적인 양만큼 줄이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원유가 계속 폭락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감산 조치가 5월에나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트기, 자동차, 공장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수요는 계속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도 또 다른 한 마리의 블랙 스완이 등장한다. 원유를 보관할 공간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500만배럴의 원유를 구매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겠다고 밝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 계약은 매달 반복되고 기록적인 최저치는 언제든지 경신 될 소지가 있다.

S&P 500의 에너지 부문은 지난 한 달 동안 전체 주식 시장의 극적인 반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치의 40% 이상을 잃었다. 노블 에너지(NBL), 할리버턴(HAL), 마라톤 오일(MRO), 오시덴탈(OXY) 등은 모두 가치의 3분의 2 이상을 잃었다. 다우 멤버 엑손모빌(XOM)도 38% 하락했다. 라보뱅크의 에너지 전략가인 라이언 피츠마우리스는 “이번 침체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CNN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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