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에 떠도는 건강 관련 식품과 물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검증을 한다고 한다. 일상에 파고들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너무나도 친절한 식약처지만 그 속내가 의심스럽다.
♦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수 있어
식약처가 집중 감시할 대상은 SNS에 떠돌아다니는 건강제품 정보다. 식약처는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기관과 함께 가짜체험기 등을 선별·단속하고, 소비자 신고가이드를 마련해 온라인에서 올바른 정보제공을 유도하기로 했다.
취지는 좋지만, 식약처의 과도한 단속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어 우려 된다. 민간의 처방이 언제나 위험하고 불안전 하다는 논리는 편향적일 수 있다. 이런 가이드는 건강식품 벤처기업의 싹을 제거 할 우려가 있다.
아무리 봐도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명분으로 제약회사에게 유리한 정책이다.
예를 들어 배우 故김영애는 황토팩 사업을 시작해서 크게 성공했으나, “황토팩에 중금속 함유”라는 KBS 소비자 고발 보도 때문에 큰 타격을 입고, 2007년 법원에서 유해성이 없다고 판결되어 누명을 벗었지만, 사업은 문을 닫고 설상가상으로 본인은 췌장암에 걸려 투병 중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 배달앱을 활용한 소비자 보호 ? – 죽어 나는 골목 상권
식약처는 또한 소비자가 직접 위생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배달전문 음식점, 온라인 배달마켓, 홈쇼핑 납품업체 등에 대해 식재료의 안전성, 조리·가공시설 위생상태, 식품 취급과정 등을 집중 점검하고 행정처분 이력을 맛집 사이트, 배달앱을 통해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이 대목은 식약처와 배달앱과의 유착마저 의심 된다.
배달앱은 음식점 매출액에서 일부를 떼어갈 뿐만 아니라 과도한 광고비용을 부담하게 하여 골목상권을 초토화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에 대한 행정처분 이력을 배달앱과 공유하게 하는 것은 배달앱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발상이다. 골목상권의 어려움을 외면한 명백한 소비자 중심으로 편향 된 정책이다.
국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급사이드를 억압하는 식약처는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의약품과 의료 신기술에 대해서는 문호를 개방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궁금하다.
♦ 해외 의약품 신기술은 적극 개방
희귀·난치질환자를 위한 명분으로 대마성분 의약품의 수입이나 국가가 도입 비용을 우선 지원하는 어린이용 인공혈관 등 희소‧긴급도입 공급제도가 그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국내 대체품이 없는 소아 심장수술용 인공혈관이다. 수입업소가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건강과 생명보호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소아당뇨(선천적 1형 당뇨) 환자가 반복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개인용 연속혈당측정기) 역시 환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식약처가 적극 나선다.
국내 임상시험 의약품뿐 아니라 해외 임상의약품도 환자치료 목적 사용을 허용하고, 사용승인 기간도 종전 7일에서 ‘즉시’로 대폭 단축한다. 또 치매치료제‧진단기기 제품화 기술지원단을 운영해 희귀‧난치질환용 의약품 신속심사제도를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