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노동 예산안은 181조6000억원
정부가 내년에 513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469조9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9% 이상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 전체 정부 예산의 35%가 넘는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올해(161조원)보다 12.8% 증가한 181조6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그 중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82조8203억원이다. 내년 예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가 넘는다. 금년 대비 10조 이상 증가(14.2%)한 것이며, 2017년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예산안을 ①사회안전망 강화, ②건강 투자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③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중심으로 예산안을 편성하였다고 밝혔다.
① 사회안전망 강화
생계급여는 올 3조7617억원(추경109억원 포함)에서 내년에는 15.3% 늘어난 4조3379억원으로 편성됐다. 노인 일자리도 올해 61만개에서 내년에는 74만개로 13만개 늘어난다. 여기에 장애인 일자리는 2500개 추가돼 2만2500개, 자활일자리도 5만8000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일하는 차상위계층 청년(만 15~39세)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저축계좌’도 새로 도입한다. 매월 본인이 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30만원을 맞춰 지원해 3년간 144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원금 360만원에 1080만원의 이자가 붙는 격이다.
건강보험의 정부지원도 올해 7조8732억원에서 내년에는 8조9627억원으로 13.8% 늘린다. 적자가 커지는 보험재정을 고려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정신건강 분야의 정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39% 증액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인력을 확충(1370명)하고,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6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을 통해 자살예방과 정신질환 조기발견·재활·치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② 건강 투자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의료데이터와 의료기기, 제약 등 미래먹거리인 바이오헬스 분야의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보건의료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은 5278억원으로 13% 증액됐다. 바이오헬스 기술혁신을 위한 유전체·의료임상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질병극복·산업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게획이다.
이를 위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 신규과제로 150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이와 함께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5개소를 지정해 93억원을 새롭게 지원·운영키로 했다.
의료기기 연구개발(R&D)부터 제품화까지 전주기(R&D-임상-인허가-제품화)를 지원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4차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약·바이오 핵심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플랫폼 구축에는 28억원, 제약산업 육성에 153억원이 지원된다.
③ 저출산·고령화 대응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보육 서비스 개선과 돌봄 부담 완화가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연장보육료를 신설하고, 보조·연장보육교사를 배치(연장교사 5만2000명)한다.
맞벌이 가구를 위한 ‘다함께돌봄센터’를 550개소 추가해 모두 717개소를 운영한다. 또 국공립어린이집을 550개소 이상 확충해 돌봄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6개 노인돌봄사업을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통합하고, 돌봄규모를 현재 35만명에서 10만명 더 늘린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는 3728억원으로 51.7% 증액됐다.
♦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와 육성 예산 인색 – 저출산 장기 비전도 안 보여
복지부의 이런 예산안은 전체적으로 볼 때 미래 먹거리 사업지원에는 족탈불급인 느낌이다. 대부분의 예산이 취약계층 지원 등 공공수요증가에 매몰 된 것으로 보인다. 건강 투자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천명하였지만 구체적이지 못하며 지원금액도 과소해 보인다.
일례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약·바이오 핵심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거창한 타이틀 아래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에 28억원, 제약산업 육성지원에 153억원에 불과하다.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도 아쉬운 부분이다. 보육교사를 늘려 돌봄 서비스를 강화 한다는 게 고작이다. 저출산 문제는 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투자가 절실한데도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