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삼랑진에 오기 며칠 전에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2마리와 남산을 한 바퀴 돌았다.
떨어진 낙엽들과 어울려 한 해의 이별을 이야기하는 나뭇잎들이 저마다 화려함을 나타낸다.
그 하모니가 정말 아름답다.
나뭇잎들의 마지막이 이렇게 화려함을 선사한다.
우리네 사람들은
어쩌면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에는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분에게 신세를 지고,
죽음을 맞이할 때 또한 스스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또 타인의 신세를 져야 한다.
어느 땐 문득
그 것조차도 남아있는 이들에게 짐스러워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마무리를 바라고 있나보다.
어떻게 하면 참으로 아름답고 편안한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고 행할 수 있을까?
더욱 더 쌀쌀해지는 날씨에 못이겨 스스로 낙엽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곳 삼랑진에도 이젠 겨울이 오기 시작하나 보다.
>>>>>>>>>>>>>
운명에는 이틀이 있다
하루는 당신의 편, 다른 하루는 당신에게 등을 돌리리라
그러므로 운명이 자신의 편일 때
자만하거나 무모하지 말며,
운명이 등을 돌릴 때 참고 기다리라
———어느 이슬람 사원의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