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 금융위기

♦ 아시아나, 관리종목 지정

아시아나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한정’ 의견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두 회사의 주식거래를 22일(금)부터 25일(월)까지 정지시켰다. 26일(화)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후 재개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한정’의견

아시아나항공의 ‘한정’ 의견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 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과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한정 의견을 받았다. “연결 재무제표의 지분법 대상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회계적 기준에 대한 이견으로 한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 아시아나 상장채권도 상장 폐지

일요일인 24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600억원어치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86’이 다음 달 8일 상장 폐지된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의견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리종목지정이나 채권상장 폐지는 외부감사인의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쉬워 보이지 않는다. 병들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살아남지 못하는 정글의 속성이 금융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 정글의 속성이 지배하는 금융시장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ABS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2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ABS는 Asset Backed Securities의 줄인 말로 ‘자산담보부증권’ 또는 ‘자산유동화증권’을 의미한다. 여기서 ‘자산(Asset)’은 대출채권, 부동산, 외상매출금 등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을유동화전문회사(SPC)에 양도(신탁)하고, 유동화 전문회사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채권 또는 출자증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 미래 매출을 담보로 발행한 ABS 1조2000억원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장래매출을 담보로 ABS를 발행했다. 쉽게 말하자면, 돈을 빌려주면 항공권을 판매한 돈으로 직원 봉급 주면서 항공기 리스료도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남은 돈으로 빚을 갚겠다고 발행한 채무가 1조원이 넘는다는 말이다. 이번에 상장 폐지되는 채권 600억원과 주식의 관리종목 지정이 아시아나 금융위기의 시작에 불과한 이유다.

♦ ‘크로스디폴트’ 조항 주목

속속 만기도래하는 채권의 연장이나 상환에 실패 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매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건널 수 있다. 이미 신용등급하락으로 조기상환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모기업인 금호산업을 비롯한 그룹전체의 위기로도 비화 될 수 있다.

특히 외화자금 차입 시 ‘크로스디폴트(Cross_Default)’ 조항도 문제가 될 수 있다. A가 B로부터 돈을 빌려 쓰는 기간 중에 A의 관계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A가 비록 B에게 정상적으로 원리금을 상환 중에 있음에도 채권자인 B가 부도를 선언하고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특약사항이다. 이 조항이 발동 되면 A로서는 B의 요구대로 조기상환을 하든지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

아시아나항공 금융위기가 심각하게 보이는 이유는 한 기업이나 집단의 위기로 끝나기에는 이런저런 약점이 많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들이다. 우리가 대한항공오너가족의 가십거리에 주목하고 있는 중에 정작 아시아나항공은 큰 병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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