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러시아 하원은 ‘전직 대통령의 기소 면제에 관한 법률’ 제1차 심의를 통과 시켰다. 재적 의원 450명 중 반대는 37명뿐이었다. 이 법안은 두마에서 두 번의 심의를 더 거친 후 상원(연방 평의회)인준을 통과하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면 발효된다.
법안의 골자는 ▲ 퇴임한 대통령에 대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 구성원을 포함하여 일절 기소하지 못한다. ▲ 수사기관의 조사도 불허한다. ▲ 전직 대통령과 가족 재산은 몰수할 수 없다. ▲ 반역죄를 저질렀을 때에 한해 기소할 수 있지만 단서가 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모두 처벌에 동의하고, 상원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이 법안이 통과 되면 푸틴 대통령과 전 대통령이자 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두 사람에게 적용된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 연방(소련)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이 아니어서 해당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왜 지금 푸틴에게 면책 특권이 필요한가? 독재자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물러날까?”라고 비꼬았다.
그의 말대로 올해 68세인 푸틴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16년 더 집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임 후 기소 면제 특권 법제화를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이달 초 영국의 더선이 “푸틴이 파킨슨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내년 초 물러날 예정”이라는 보도도 그 중 하나다.
야무진 성격의 푸틴대통령은 권력의 속성에 충실하다. 평소의 그 캐릭터대로 힘이 있을 때 밀어붙이면서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역사는 ‘법보다 더 무서운 게 민심’이라고 기록해 왔다. 믿을 건 권력이 아니라 민심인 것이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경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