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배상 판결에 맞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에서는 일본경제로부터 벗어나자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국내 소재업체 등에 투자하는 ‘애국펀드’까지 등장했다.
♦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14일 출시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에 정치권 인사, 농협계열사 임직원들이 속속 가입하며 ‘증권계(系) 물산장려운동’을 자극하고 있다. 일본산 품질보다 뒤지더라도 우리 제품을 애용해 민족 자본을 일으켜 세우자는 1920년대 물산장려운동이 100년 만에 되살아난 셈이다.
♦ 일본산 소재·부품·장비 대체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필승코리아 펀드는 주로 일본산 소재·부품·장비 대체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투자성향은 상당히 공격적이며 공익적 성격도 뚜렷하다. 수익률을 높이려고 운용·판매보수를 낮췄으며 운용보수의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에 쓸 예정이다. 통상 주식형 펀드의 운용보수가 연 0.7~8%인데 반해 필승코리아 펀드는 0.5%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애국심에만 기대지 않고 높은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애국펀드에 대한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편이다. 남북경협주는 한반도 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해 등락이 심하고 실체가 불분명하다. 반면 소재·부품·장비 분야 등은 수혜기업이 경협주보다 분명하고 국산화 노력도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 南北경협주보다 실체 명확하고 명분 뚜렷
정부의 소재 등 분야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의지도 확고하다.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사업예산 2700억원을 추가 편성해 확보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연구개발(R&D)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다. 이 같은 사업을 위한 국가 예산에 관련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매년 2조원 이상 예산을 지속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애국펀드가 품은 소재주는 바이오주와 같아 투자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오래 걸릴 수 있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바이오주처럼 성과를 보기까지 오래 걸릴 수 있는 만큼 투자에 각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20년 전 ‘바이코리아’ 열풍 연상돼
물론 이번 애국펀드는 소재산업 육성에 맞춰져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만 계획대로 잘 이뤄진다면 성공할 수 있다.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현대증권(현 KB증권)이 발행한 ‘바이코리아’ 펀드는 그해 수익률이 100%를 시현한 일이 있었다.
정부가 1회성이 아니라 약속대로 매년 2조원의 예산을 편성해주고 소재 기업이 작은 이익에 탐내지 않으며, 운용사가 다른 상품과의 차별성을 가지고 ‘필승코리아’ 펀드를 운용해가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