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3.5%가 비폭력 저항하면, 정권이 무너진다 ?

100년이 넘는 시위를 통계학적으로 분석

미국 덴버대학교의 정치학 교수 에리카 체노웨스는 1900년에서 2006년까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수천 명이 참여한 수백 건의 시민저항운동을 모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두 가지 결론을 도출 했다.

첫째, 비폭력저항운동이 폭력적인 저항운동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둘째, 저항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인구의 3.5%가 넘은 ‘모든’ 저항운동은 성공했다.

‘3.5%가 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비폭력 시민 저항운동은 항상 성공한다.’는 통계학적 분석 결과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명이라고 보면, 175만명이 비폭력 시민 저항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2016년 촛불시위를 기억하는 우리에게는 시사점이 크다.

홍콩, 인구 20%가 넘는 시위에도 정권은 꿈쩍없어

한편 인구 750만 명인 홍콩은 2019년 6월 9일 100만 명(13.3%), 6월 16일 200만 명(26.7%), 8월 18일 170만 명(22.7%) 등 100만 명을 넘는 집회가 계속 열리고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시위도 수차례에 달했지만, 정권은 굳건하다.

체노웨스가 전제한 비폭력이 아닌 폭력시위 때문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시위대의 폭력 규모는 ‘찻잔 속의 태풍급’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시위대에 발포하는 진압 경찰이 과잉 진압 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유는 변화를 거부하는 공고한 보수층 때문인 것으로 추정 된다. 시티은행에 따르면 홍콩에는 1백만 명의 백만장자가 있다고 한다. 인구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놀라운 숫자다. 홍콩 인구의 14.3%이다. 대부분이 부동산 재벌인 이들은 변화를 싫어한다고 봐야 하는가 ?

13.4%가 신념을 가지면 사회 전체를 변하게 할 수 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의 최신저서 <관계의 과학>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책에는 A라는 의견과 B라는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가상 사회에 대한 모형 연구가 소개 된다. 의견 A를 가진 사람이 의견 B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기존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는 상태가 된다(이 상태를 AB라고 한다. B도 마찬가지여서 A를 만나 설득 당하면 AB가 된다). AB인 사람이 B를 만나면 B의 의견을 가지게 되지만, A를 만나면 A의 의견을 가지게 된다. 경계인인 AB인 사람이 확신을 가진 A나 B로부터 설득 당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추가 된다. 즉, 항상 A를 고수하는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한다. 이들을 Ac라고 한다. Ac는 어떠한 경우에도 신념을 바꾸지 않는다. 이 연구의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를 보면 Ac가 13.4%를 넘는 순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B 의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태로 수렴하게 된다고 한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상전이’라 부른다고 한다.

물리학의 ‘상전이’ 임계점 13.4%, 정치통계학의 3.5%, 홍콩의 백만장자 14.3% 등의 숫자가 역사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것은 13.4%의 사람이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고, 3.5% 사람들이 꾸준히 비폭력 시위를 하면 사회 전체를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 yyn뉴스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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