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의 여권을 향한 양수겸장 ‘선빵’ – “공정경제 3법과 함께 노동 관련법도 개편하자”

김종인 경자년 추석구상 신들린 포석

바둑에 `기자쟁선(棄子爭先)`이란 말이 있다. 버릴 기棄, 아들 자子, 다툴 쟁爭, 앞설 선先으로 돌 몇 점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일이 바둑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의해 신들린 포석으로 현실화 되었다.

추석전 김위원장은 정부 여당이 조속 처리를 주장해 온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수용할 것 같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정체성에 대한 내부 갈등마저 관측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던 김위원장이 추석연휴가 끝난 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공정경제 3법을 떠나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에 경제·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리라 생각 한다”며 “공정경제 3법뿐만이 아니고 노사관계, 노동법 관계도 함께 개편해야 할 것을 정부에 제의 한다”고 여권에 ‘선빵’을 날렸다.

국민의힘 정체성으로 보수 통합효과 끌어내

이 ‘선빵’ 하나로 김위원장은 여당이 가장 아파할 부분을 가격하면서 국민의힘 정체성 시비를 종결 지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선빵’이 동서고금의 모든 싸움에서 필살기임을 입증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김 위원장이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최근의 경기 침체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몰고 가는 여당의 입장을 부정하면서 △최저임금제 △주 52시간 등으로 이미 빈사상태에 있었다는 그간의 국민의힘 주장과 일치한다. 결국 노동시장 유연화를 내세워 노동 이슈를 선점함과 동시에 보수의 통합효과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양수겸장

이제 공은 집권 여당으로 넘어갔다. 문제는 노조를 지지 세력 기반으로 삼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어려운 숙제라는 점이다. 이미 인천국제공항 사태로 입은 내상을 채 회복하기 전인 데다가 여기저기에서 공정성시비가 터져 나오는 중이다. 심지어 동일업종에서 전세계 최고의 임금수준을 자랑하는 현대차에서도 ‘올려치기’나 ‘내려치기’ 등 불성실한 근무행태에 대한 비판론이 자체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들고 나온 노동시장 유연화에 여권이 외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만약 여권이 이에 △동참하지 않으면 기득권을 가진 노조와 그렇지 않는 노동자와의 노노갈등으로 점화되어 반(反)정부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 △반대로 여권이 김 위원장의 제안에 동참할 경우 여권의 전통적 지지 세력의 반발로 집권 기반이 무너지는 사태가 올수 있다.

김 위원장이 상대의 외통수 전략을 노려 급소를 찌른 것이다. 산적한 현안을 밀어붙이기로 일관해 오던 여권의 반응이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한 대목이다. 자고로 반상의 싸움에는 수가 맞아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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