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조세회피 블랙리스트 국가로 한국을 포함한다는 보도와 동시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불허한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러시아 길들이기에 새우등 터진 격이다. 풀었다는 중국과의 사드문제는 아리송하고, 미국과 일본과의 공조도 볼 수 없다. 외교부재라는 세간의 한탄이 새삼스럽지 않은 이유다.
어제는 한반도에 F-22 스텔스 등 240여대의 전투기가 뜨자 김정은은 평양 비우고 북쪽으로 현지지도 나갔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종교계 지도자 청와대 초청간담회에서
“북한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우리의 동의 없이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미국에 단호히 밝힌 바 있다”
고 말했다.
같은 날 법원은 검찰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구형량보다도 1년 더 긴 2년 6월의 징역형을 장시호에게 선고했다. 이 모습을 본 일부 사람들은 헛다리 짚은 장씨를 동정하는 한편 실소를 금치 못한다. 그러나 장씨에게는 2심과 3심이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국가 간의 외교전에 2심이 있을 리 없다.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나라의 힘을 모아 엄혹하고 냉정한 국제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외교부 혼자 힘만으로는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 세계 모든 나라가 막대한 예산을 써가면서 정보부서를 운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이리저리 치이는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의 모습을 보면 걱정에 앞서 한숨만 날 뿐이다.
송근석 기자 / shark@goodmonday.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