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앞뒤로 많은 인연들이 또 한번 지나간다.
눈이 제법 내려 집사람과 천태산 설경도 같이 즐기고,
돌아가신 어머님 차례도 집사람과 같이 간단하게 준비하여 처음으로 금강경을 읽어드리고,
찾아오신 친척스님과 또 덕담도 나누고
금강거사와 함께 앞으로 풀어헤치고 싶은 계획도 대화를 하고
그리고 어제는 친구 어머님 영전에 다녀 오고하는 20여일간의 그런 일상 속에서 지내본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외로워지고 싶고, 그 외로움 속에서 느끼는 생각의 여유로움에 대한 갈증은 순간순간 찾아든다.
내가 세상의 일들을 하나, 둘 잊어갈 때, 세상은 또 나에 대하여 하나.둘.셋 더 빠르게 잊어간다는 것 또한 이런 일상 중에 문득 느껴진다.
그리고 잊어가고, 잊혀지는 것에 무디어지고,
오히려 그 속에서의 편안함을 느낀다.
“지금 알고 느끼고 하는 것들을 그 때에도 알고 있었더라면 ~~”
어쩌면 많은 인연들에게 “외로움 속에서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기회가 더 많지 않았을까??
외로움은 어쩌면 편안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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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필요가 있는 것
당신이 꼭 어떤 사람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당신이 꼭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이 세상에 당신이 꼭 소유해야만 하는 것도 없고
당신이 꼭 알아야만 하는 것도 없다
정말로 당신이 꼭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불을 만지면 화상을 입고
비가 내리면 땅이 젖는다는 것쯤은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
— 일본 교토 어느 선원에 걸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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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잠시 머물며…
인도 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