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탈장 – 운동 많이 하는 사람
조기축구회에서 주전을 맡고 있는 운동 마니아 김모(56)씨는 최근들어 필드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조금 달리다보면 사타구니 쪽이 심하게 아파 중도에 운동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은 그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이름도 생소한 ‘스포츠 탈장’이었다.
스포츠 탈장(sports hernia)은 운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최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운동을 격하게 하다보면 복압이 높아지고, 이때 압력을 견디지 못한 복벽이 찢어지면서 장이 아래쪽으로 빠져나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대상자는 아니다. 평소 내장을 지지해주는 근육층이 얇은 사람이 고위험군이다.
♦ 사타구니 쪽 약해
잘 찢어지는 부위는 사타구니쪽이다. 아랫배와 넓적다리가 만나는 곳에서 2~3㎝위쪽에서 발생해 서혜부 탈장으로 부른다. 운동 마니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복벽의 반복적인 압박성 자극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첼시의 램파드, 잉글랜드의 앨런 시어러, AC밀란의 주축이었던 카카 등이 한때 스포츠 탈장으로 경기력이 떨어져 팬들에게 호되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축구 국가대표 이용선수가 탈장 수술을 받은 사실이 소개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 무거운 바벨, 힘든 요가자세 등이 원인
스포츠 탈장은 복압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로 복압을 높이는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빈도가 높다. 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무거운 바벨을 든다거나 힘든 요가자세를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에서 환자가 발생한다.
초기에는 아랫배 쪽에 묵직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시작된다. 이때 사타구니 쪽을 만져보면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위가 있다. 하지만 복압이 풀리면 곧 회복돼 자가진단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일상생활을 할 때는 증상이 사라졌다가 운동으로 복압이 높아질 때 사타구니 쪽에 통증이 발생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과도한 운동으로 발생한 단순한 근육 통증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 탈장방치 – 장기 괴사 위험
탈장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된다. 복벽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일부가 남아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기에 혈액순환 장애와 함께 장기괴사 등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
스포츠 탈장은 수술 외에 대안이 없다. 수술로 튀어나온 장을 제 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해줘야 한다. 다행히 수술방법도 많이 개선됐다. 예전에는 개복 후 탈장구멍을 보강한 뒤 주위 조직을 당겨 꿰맸다. 이 경우,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나중에 복압을 지탱하지 못해 재발이 잦았다.
♦ 복벽 안쪽 인공막 삽입 – 비봉합 내측 보강술
요즘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삽입하는 ‘비봉합 내측 보강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재발도 낮아지는 등 예후가 좋다. 게다가 최근에는 절개대신 복강경으로 구멍만 뚫고도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선 한달간 복압이 올라가는 강도 높은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운동 역시 과유불급이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춰 운동강도를 조절하고, 준비운동으로 몸을 경직을 풀고 본 운동에 들어가도록 하자.
기사출처 : 뉴스웍스
운동 중 격한 복압 조심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