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캐나다 국도 변 B&B (Bed and Breakfast) 간판>
‘비앤비’ (B&B / Bed and Breakfast)는 말 그대로 침대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민박이다. 북미, 유럽, 영국 북미 등에서 가정집의 여유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요즘 같은 통신수단이 없는 예전에 여행을 가다가 날이 저물면 적당한 곳에서 숙소를 구해야 했다. 그런데 어떤 특정한 사건이 있는 날에는 여행객이 몰려 숙박업소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런 날에 마을 사람들이 여행객들에게 침대와 아침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어떤 도시에 국제박람회 같은 큰 행사가 유치되면 부족한 숙박시설을 충당하기 위해 그 도시사람은 물론 위성도시 사람들도 B&B를 하고 있다.
♦ 손님을 위한 Air bed + Breakfast = Airbnb 에어비앤비
이 ‘비앤비’ 앞에 에어(Air)라는 단어를 붙인 ‘에어비앤비’(Airbnb)가 탄생한 것도 마찬가지다. 2007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디자인 컨퍼런스가 열렸다. 호텔마다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훗날 ‘에어비앤비’(Airbnb) 공동 창업자인 조, 브라이언, 네이선 세 사람은 함께 살던 집에 월마트에서 구입한 에어베드(air bed) 세 개를 더 들여 놓아 공간을 꾸미고, 아침(breakfast)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3명의 디자이너에게 집을 빌려줬다. 그들은 또한 손님들에게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커피숍과 식당을 소개하고 안내해 주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었고 제법 쏠쏠한 가외수입도 얻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 사람은 2008년 8월 숙박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에어비앤비’(Airbnb) 을 설립하였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아직 10년이 채 안 된 기업이지만, 그들은 나무 한 그루 베지 않고, 못질 한 번 하지 않으면서 10년 만에 전 세계에 숙박시설을 만들었다. 191개 이상의 국가, 3만5천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해 있다고 하며,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 ‘에어비앤비’는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
‘에어비앤비’는 깃발관광에 식상한 젊은 층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어려움을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예약을 하면서 관광안내를 부탁하면,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흔쾌히 도와주는 문화가 더해진다. 손님과 집주인으로 만난 사람들은 친구가 되고, 친밀해진 관계는 나중에 손님의 집으로 집주인이 여행을 가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사업은 필연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과 충돌한다. 새로운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가져다 줄 신산업이 오래된 규제에 가로막혀 견제를 받는 것이다.
♦ 기존 숙박업체와 마찰 확산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는 미국에서 호텔, 모텔 등 숙박업체의 반발을 청원 받은 정부와 마찰을 빚어 왔다. 숙박업체들은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안전 규정 등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 규제를 받는 숙박업체와의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때 ‘에어비앤비’ 본사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금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어비앤비’는 “우리 서비스는 호텔과 다르므로 호텔을 위한 법을 에어비앤비에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지역사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정부에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에어비앤비’의 사업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이유로 발생한 문제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직 노출이 덜 됐을 뿐이다.
♦ 국내 일부 업자들 꼼수가 화근이 될 우려
국내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홍대부근 등의 오피스텔을 대량으로 임대해 ‘에어비앤비’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오피스텔을 임대해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해 수익을 올린다. 자신의 빈방을 나눈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득을 올리고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공간을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에어비앤비’가 돈을 벌기 위해 재산을 재임대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물을 흐리고 있고, 이런 행태는 ‘에어비앤비’의 기본 취지를 근본부터 어기는 것으로 비난 받고 있다.
요즘 서울 북창동 일대를 비롯한 구도심권에는 모텔, 호텔 등 새로운 숙박시설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에어비앤비’는 불편한 경쟁자임에 분명하다.
♦ ‘우버코리아’, ‘우버엑스’ 서비스 중단
‘에어비앤비’가 국내에서 발생할 저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버의 사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버에 운전자로 등록한 사람이면 누구나 택시와 비슷하게 사용자를 태워주고 돈을 받을 수 있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불 보듯 뻔했다. 규제 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우버코리아’를 고발했고 심지어 서울시의회는 불법 택시 영업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100만 원을 포상금으로 주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포상금을 노리고 쏟아지는 신고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2015년 3월 한국진출 1년도 안 돼 결국 ‘우버코리아’는 ‘우버엑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런 결과가 ‘에어비앤비’에 미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질을 무시한 무분별한 영리목적의 ‘에어비앤비’가 사라져야 한다.
♦ ‘공유경제’의 장점은 한정 된 자원을 ‘배분’함에 있어서 낭비요소 제거
비록 한국에서 ‘우버’는 실패하였지만,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가진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기 위하여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는데 있어서 윤리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장점은 한정 된 자원을 ‘배분’함에 있어서 낭비요소를 없앤다. 낭비요소를 없애는 것은 또한 자원의 유동성을 높여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와 상통하다. 자원의 낭비와 그로 인한 환경문제가 제기되는 오늘 날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을 살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