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투자 규제 ‘풍선효과’ – 김포 아파트 분양권 3천만원 Up

◆ 3억 초과 집 사려면 현금 3억 있어야

정부는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이하 6‧17 대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 구입하는 경우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되고, 전세대출을 받은 후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면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한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3억원이 넘는 집을 매입하려면 현금 3억원을 모아놓으라는 얘기로 풀이된다.

집값 앙등을 부추기는 갭 투자를 막는다는 대의명분으로 서둘러 내놓은 대책이지만, 이로 인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한층 힘들어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실수요자들은 자금 여력이 없어 전세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거주하면서, 전세를 끼고 또 다른 집을 구입해 내 집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규제를 기점으로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살 수 있는 실거주자들도 집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렇게 되면 ‘갭 투자를 하든 달러 빚을 내든 진작 집부터 샀어야 한다’는 후회감이나 상실감이 추후의 학습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본인의 구매력이 집값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한탄 거리가 되고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 일반화된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는 대책 발표 하루 만인 지난 18일 “아직 제도가 시행되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아 있어 제도 시행과 관련한 예외 조건을 검토 중”이라며 “내용이 확정되면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억으로 떨어진 커트라인서울에서 대출 받아 살 아파트 몇 채나?

이번 대책에서 기존 9억원 초과였던 대출규제 커트라인이 3억원으로 확 떨어졌다는 것도 주목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9억2013만원으로 10억원 선을 향해 줄달음질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3억원이 넘지 않는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라면서도 “서울에서 거주할만한 3억원 이하 아파트가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에서 안산(56.02%)이 3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화성(35.79%), 수원(34.47%), 의왕(22.17%), 용인(22.11%)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성남(2.90%), 하남(3.09%)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서울은 도봉구(23.11%)와 중랑구(10.82%), 금천구(10.13%) 3개 자치구를 제외하고 강동구(0.97%), 광진구(0.88%), 강남구(0.57%) 동대문구(0.20%), 동작구(0.20%), 마포구(0.63%), 송파구(0.40%), 영등포구(0.85%), 용산구(0.03%) 등에선 3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채 1%도 안 됐다. 특히 성동구(0.00%)는 3억원 이하 아파트가 아예 없었다.

김포 아파트 분양권에 3000만원 프리미엄 붙어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이 시급한 실수요자들이라면 별수 없이 비규제지역으로 나가야 한다.

이번 대책은 조정대상지역 69곳 전역이 아니라 투기과열지구 48곳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갭 투자 규제를 받지 않는 나머지 21곳에 투자 수요가 쏠려 또 다른 ‘풍선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수도권 내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은 김포, 파주, 연천, 포천, 여주, 이천 등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김포와 파주의 경우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과 파주운정이 자리 잡고 있어 수요가 이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청약가점이 낮은 실수요와 자본력을 갖춘 갭 투자 수요는 여전히 저평가 지역이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6‧17 대책 직후 김포 걸포동 걸포지구 ‘한강메트로자이2단지’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1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향산지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2단지’ 분양권도 면적대별로 최소 1000만~1500만원 가량 올랐다.

파주 아파트 호가도 상승세다. 네이버 부동산 매물에 따르면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6억35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는 열흘 전보다 5000만원 오른 값이다. 파주 ‘운정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전용 84㎡ 호가도 면적대별로 1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와 관련, 국토부는 19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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