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순이와 갑돌이

삶의 지혜 ()과 양()의 조화

항용 한 가정의 부인은 ‘내무대신’이라하고, 남편의 ‘외무대신’으로 비유 한다.

내무대신 갑순이가 볼 때 외무대신이라는 갑돌이는 허구한 날 남 좋은 일만 하고 퍼주기만 한다. 그렇지만 갑순이는 지엄한 남편이기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고 지내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갑돌이의 그런 행태가 길게 보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점을 점점 배우게 되더라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남편을 이해하고 존중할수록, 어려운 일이 닥칠 때 힘이 되고 집안 경사를 치를 때도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참고 살아온 보람을 느끼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갑순이는 갑돌이의 체면을 늘 세워주었고, 그럴수록 집안은 더욱 번성했다고 한다.

늘 상대적이며 수시로 바뀌는 음()과 양()

음(陰)과 양(陽)은 흔히 여자인 갑순이와 남편인 갑돌이로 이해하지만, 삼라만상의 변화에는 음양이 함께 한다. 예를 들어 동이 틀 때 산의 동쪽 면은 양(陽)이 되고, 서쪽 면은 음(陰)이 된다. 시간이 흘러 해가 질 때는 서쪽 면은 양(陽)이 되고, 동쪽 면은 음(陰)이 된다. 말하자면 양은 주도권을 의미하고 그 주도권은 수시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당은 양(陽)이고 야당은 음(陰)이다. 여당이 정부와 손을 잡은 주도권 때문이다.

여당 대표가 죽기 전까지 집권하자고 결기를 내세우지만, 음양으로 볼 때 부질없다. 정치권은 언제 야가 되고, 언제 여가 될지 모른다. 홍콩 행정장관 케리 람이 보수의 승리를 촉구했던 홍콩 구의원 사례를 들 것도 없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같은 직업인으로서 배려와 협력으로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는 미덕을 보여야 한다. 엄동설한북풍한설에 목숨 걸고 단식하는 야당대표에게 공감은 못할지라도 야유는 절대 안 된다.

외교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일본외무대신이나 관방장관이 공식적인 답을 못하는 약점을 물고 ‘진실규명’을 위해 늘어져선 안 된다. 공식채널로는 차마 거짓을 말하지 못하고, 우파 언론에 슬쩍 흘리는 것만 봐도 제 밥그릇 지키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의도를 알 사람은 다 안다.

피차 자기 앞마당을 쓸고 닦아야 하는 걸 모르는 게 아닌데, 알 만한 사람들이 상대를 몰아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는 조국 사건에서 배우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배우는 것은 지식이고, 실천하는 것은 지혜다.

“모든 답은 유튜브에 있다”는 말처럼 지식은 넘쳐난다. 공감과 배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지혜로운 행동이 요구되는 시대다.

<사진 : mbc뉴스 캡쳐 / 저작권 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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