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트렌드 (문화부문)” 기사가 나간 후 독자들의 관심이 ‘Z세대’에 쏠리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부터 출생한 세대로 2015년부터는 성인이 된 세대다. 그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그들에겐 SNS라는 무관의 권력이 있다. ‘촛불’의 주춧돌로 존재를 과시했다. SNS세상에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권위주의 국가가 SNS를 통제하는 이유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큰 그들은 유행어도 잘 만든다.
작년 연말부터 ‘가심비’(價心費)라는 말이 나왔다. 가격은 물론 만족도와 즐거움까지 충족시켜주는 소비 현상을 말한다. 그 전의 ‘가성비’에서 추가로 감성과 정서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소비패턴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런 경향을 ‘착한소비’라는 말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착한소비’는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상품 및 공정무역 상품 등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인간적인 소비를 뜻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공익심리가 담겨 있다.
‘가심비’(價心費)와 ‘착한소비’는 엄연히 달라
반면에 ‘가심비’는 완전히 자기중심적이다. 나 자신에게 좋은 화장품, 좋은 옷, 좋은 전자제품을 선물하는 “셀프선물”소비 행태이다. 오롯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나를 위한 소비행태다. 더군다나 때는 바야흐로 YOLO시대로 명분도 분명하다. 발 빠른 기업들은 ‘가심비’에 소구점을 맞춰 제품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이 이래서는 안 된다. ‘Z세대’가 ‘청년실업’구제대상으로, ‘N포 세대’라는 자격지심으로, ‘가심비’라는 나약한 정신세계의 존재로 남게 해서는 안 된다. 아직 젊은 ‘Z세대’에겐 내일의 태양이 계속 뜰 것이다. 내일의 주역인 ‘Z세대’는 정의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인내하고, 열정과 패기로 세상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성세대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성찰의 성(省)은 젊은(少) 눈(目)이다. 때 묻지 않은 눈으로 먼 곳을 봐야 하는 눈이다. 그 눈은 현실의 건너편을 바라보는 대안적 관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근시안으로 올려놓은 자산 가치는 ‘Z세대’에게는 재앙이다. 기성세대가 눈에 보이는 실적에 집착하면 ‘Z세대’는 남의 것 베끼기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절벽 앞에서 올라 갈 수도 뛰어 내릴 수도 없는 ‘Z세대’에게 열정과 창의력을 강요하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다.
정신(精神)은 양 날의 칼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결과는 현재에서 찾고, 원인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 기성세대는 실로 많은 업적을 이룬 반면 실수도 많이 해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진사 이상의 벼슬을 사양하고,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누구라도 열 수 있다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를 쌀뒤주에 새겨 놓은 조상들의 후손이다. 그런 정신을 되살려 목표를 바로 세우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정신(精神)은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을 그르치게 할 수도, 찬란하게 꽃을 피우게 할 수도 있는 양 날의 칼과 같다. 그래서 우연이라고 생각한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닌 일이 많은 것이다.
송근석 / shark@thesignal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