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회동을 보는 시각 – ‘和’

♦ 배려심 돋보인 문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로 트럼프 대통령은 실익을 챙겼고, 김정은 위원장은 명분을 얻었다. 꼬인 실타래 같던 한반도 평화는 이로써 한 걸음 더 나갔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 앞서 “저도 오늘 판문점에 초대 받았다”며 “그러나 오늘의 중심은 북·미간의 대화”라고 했다.

지난 6월 내내 뭔가 확신에 찬 것처럼 북한의 대화를 촉구하던 당사국 대통령으로 쉽게 할 수 없는 자세다. 그러나 세상은 수학으로 돌아간다. 미분(微分)으로 사안을 하나하나 잘라내 적분(積分)해 놓은 후 유·불리를 판단하여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문대통령의 배려심이 빛났다.

♦ 仁義禮智信에 담긴 수학

춘추전국시대의 공자가 각국을 순행하면서 펼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는 그 글자가 함축하는 의미와 함께 수학적으로도 완벽한 순서로 배열 된 것이다.

‘어질 仁’은 사람 인(人)을 둘 나란히 짝지어서 쓴 글자다. ‘人人’이 仁의 본래 모습이다. 사람이 무리지어 살기 위해서는 어질어야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禮가 수반 되어야 한다.

禮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별을 인정하고 준수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대를 인정 하고 질서를 잡는 방법이다. 장유에 차등이 있으며 남녀 사이에 구별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본분을 지키는 것이 禮이다. 그런 식으로 슬기로운 智가 쌓여야 비로소 서로를 믿고(信)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 和의 정신, 국내 정치권과 노동계에도 확산되어야

이런 이유로 공자는 禮를 중시하여 논어에 ‘예지용화위귀 禮之用和爲貴(禮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和를 존중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禮의 실행 방법에 和가 절대적임을 말했다.

화할 화(和)자는 온화하며 조화로운 의미로 서로 응하며 뜻이 맞아 모든 것이 좋다는 글자다. 한자로 풀면 벼 화(禾)에 + 입 구(口)로 밥(禾)을 같이 나눠 먹는다(口)는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和에는 싸우지 않기 위해 무조건 한쪽으로 비위를 맞춰가며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평등한 의견 조정을 하면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지향하는 것이다.

오늘 날 국내 정치권이 막말논쟁으로 말꼬리 잡기하는 본질은 禮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권에 지분이 있다며 강경 투쟁 일변하는 민노총도 문제다. 이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 유연한 和의 자세가 국내 정치권과 노동계에도 확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일본을 우습게 아는 것처럼 정치권과 노동계도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 위선적인 일본의 ‘와(和)’

그 이유는 일본의 아베정권이 수학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산술로만 보기 때문이다.

동양권에서는 설사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상황이 바뀌면 원점에서 다시 협상 할 수 있는 게 관례이다. 같은 동양권에 있으면서도 이런 관례를 무시하고, 위안부 합의가 뒤집혔다는 이유로 한국을 백안시 하는 아베정권의 졸렬함은 일본이 자랑하는 ‘와(和)의 문화’가 국내용에 그친다는 것을 자인하는 명백한 증거이다. 진정한 와(和) 도 아닐 뿐더러 글로벌 리더십도 결여된 우물안 개구리 형국이다.

본디 일본의 문화 안에 녹아 있는 와(和)의 참뜻은 공동체 속에서 협조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며, 그 틀 안에서 연대의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되는 일본 지도부의 망언과 외교상 禮를 무시하는 행동들도 이제는 도가 넘는다. 이럴 거면 차라리 일본은 미국과 유럽 중간 지역인 대서양 한 가운데로 이사 가는 게 맞다.

<사진 : CNN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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