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막(孫思邈)은 중국 唐(당)나라 시대의 이름 난 의학자로서 당태종의 부름도 마다하고 민간에 살면서 약재를 채취하고 의학을 연구하여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고 책을 지어 의학 이론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가 지은 ‘천금방(千金方)’에는 음식에 절제가 있으면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면 몸에 재앙이 발생한다고 기록돼 있다.
♦ 물질만능시대의 현대인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
식사는 자주 하되 70~80% 정도로 적게 먹으라고 했다. 특히 배가 고파야 식사를 하고, 목이 마를 때야 물을 마시라고 했다. 과식, 과음, 과색, 과로는 물론이고 과일(過逸 : 분수에 넘치게 편안함)하는 것도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12가지를 적게 하는 양생법을 설파하였다.
♦ 적게 해야 하는 12가지 양생법(養生法)
少思(소사), 적게 생각하고 => 생각이 많으면, 神이 위태하고
少念(소념), 적게 기억하고 => 기억이 많으면 뜻이 흩어지고
少慾(소욕), 적게 바라고 => 하고자 하는 것이 많으면 뜻이 어두워지고
少事(소사), 적게 일하고 => 일이 많으면 피곤해지고
少語(소어), 적게 말하고 => 말이 많으면 기가 허해지고
少笑(소소), 적게 웃고 => 웃음이 많으면 장부가 상하고
少愁(소추), 적게 걱정하고 => 근심이 많으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少樂(소락), 적게 즐겁고 => 즐거움이 많으면 뜻이 넘치게 되고
少喜(소희), 적게 기쁘고 => 기쁨이 많으면 혼란스러워지고
少怒(소노), 적게 화내고 => 노여움이 많으면 맥박이 일정하지 않게 되고
少好(소호), 적게 좋아하고 => 좋아하는 것이 많으면 하나에 빠져 다른 것은 무시하게 되고
少惡(소오), 적게 미워하고 => 미워하는 일이 많으면 초췌해져서 기쁨이 사라진다.
♦ 넘쳐나는 정보에 퇴화하는 현대인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 적정함을 벗어나 넘쳐나면 모자람보다 못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손사막의 양생법을 현대인이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노소를 가리지 않는 스마트폰 때문이다. 하루에 60번 이상 앱을 사용하는 ‘중독자’가 전 세계적으로 2억 8천만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수십개의 전화번호를 예사로 외우던 사람들을 이제는 주변에서 찾기 어렵다. 예전에 길눈이 좋았던 사람도 네비게이션을 사용 한 후 자신도 모르게 퇴화 한 것을 느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 뇌는 디지털기기로부터 독립 할 때 다양한 능력이 발휘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말 하루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를 멀리하고 ‘멍때림’으로 뇌를 쉬게 하는 것도 현대인의건강 양생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은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없는 이야기다.
한의학전문기자 한의사 송희정 cozyblusk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