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내부의 몸과 외부를 연결한다. 따라서 무수한 질병들이 처음 발생할 때에 반드시 먼저 사기(邪氣)가 피부와 모공을 통해 침입해서 살결이 열리게 된다. 사기가 계속해서 머무르면 체내에 낙맥과 정맥으로 전이 된다. 결국에는 육부에 전이 될 수 있다.” – 『황제내경』
♦ 얼굴은 오장육부와 연결 되어 있다.
피부 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단연 얼굴이다. 한의학에서는 얼굴로 몸 전체의 건강을 알아본다. 이는 얼굴의 각 부위마다 연관된 장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마는 심장, 코는 비장과 위장, 왼쪽 뺨은 간, 오른쪽 뺨은 폐, 입과 턱은 신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같은 여드름이라도 부위에 따라 연관된 내부의 장기를 치료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 피부는 대장과 폐 건강을 나타내는 척도
몸 전체 피부에 대해 황제내경은 “폐와 긴밀한 연관을 갖는 것으로 배합된 것은 피부이며, 폐와 관련이 있는 장부는 대장이다”라고 한다. 변비가 심한 사람은 얼굴에 기미나 여드름이 잘 생기고 피부도 거칠다. 이런 사람들은 대장의 기능이 좋지 않아 폐 기운이 나쁘기 때문에 피부에 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폐와 대장이 연결되는 것은 대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로 가스가 발생하면 이것이 폐로 올라가 폐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다. 대장의 가스가 줄면 대장과 폐가 같이 좋아지면서 피부도 좋아지게 된다. 따라서 하루 한 번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져서 대장에 가스와 유해 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장은 물론이고 폐가 건강해지고 더불어 피부까지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장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기름지고 영양분이 많은 음식을 오랫동안 지나치게 먹어서 생긴 병을 말하는 ‘고량지질’(膏粱之疾)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장 건강을 위해서는 소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소식을 하면 소화되지 못하고 남는 음식물 찌꺼기도 줄어들고 가스도 덜 생기게 된다.
♦ 얼굴, 피부 미용을 위해서는 제철 채소와 과일 섭취
따라서 음식은 담백하게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먹는 것에 대한 유혹을 견뎌내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몸속의 독소를 배출하기 위하여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식이 위와 장 등 소화기관에 있는 체내의 독소를 제거시켜 성인병 예방은 물론, 면역력을 강화하여 피부에 탄력을 주기 때문이다. 효과가 확실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단식을 잘 못하게 되면, 오히려 후유증으로 고생 할 수 있다. 단식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은 제철 채소와 과일을 잘 섭취하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은 피를 맑게 하기 때문이다.
요즘 수입 과일과 비닐하우스 재배로 과일에 제철이 없는 것은 유익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서 수박은 여름에 나는 과일로 성질이 차다. 그러므로 더운 여름에 먹어야 몸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에 사과는 그 성질이 따뜻하다. 그러므로 추위가 시작되는 가을부터 추운 겨울에 먹는 것이 좋다.
♦ 폐와 대장은 五行 중 금(金)에 해당
한편 한의학의 음양오행 이론에 따르면 폐와 대장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金의 기운을 북돋워야 폐와 대장의 기능 역시 좋아질 수 있다. 따라서 금의 기운을 돋울 수 있는 따뜻한 성질의 매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금의 기운이 많은 음식에는 현미, 율무, 배, 복숭아, 계피, 파, 마늘, 달래, 양파, 배추, 무, 생선, 조개류, 박하, 후추, 생강 등이 있다.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 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봄볕은 피부에 좋지 않아 며느리를 내보내는 반면, 가을볕은 피부에 좋으니 딸을 내보낸다는 뜻이다. 며느리에 대한 차별이 담겨 있는 속담이지만, 이 속에도 한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가을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폐에 좋다는 의미이다.
또한 가을은 오방색(청, 적, 황, 백, 흑색) 중 백색에 해당한다. 위에 나열한 금기운의 음식 중 무는 대표적인 백색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무의 생리활성물질은 항산화기능을 가져 암과 같은 질병을 억제한다는 기능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무 한 조각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는데 무에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한의학전문기자 한의사 송희정 cozyblusky@gmail.com
이것저것 따져서 먹고 마시고 쉬고 즐기고 하려면 어디 성가셔서 살겠는가.
요즘처럼 정보의 홍수속에서, 역설적으로 그것들 조차도 귀찮은 시절인듯 하다.
그냥 자연에 맡기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것이 답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또한 모든 음식과 의술의 출발이 아닐까?
그저 기분 좋게 조금씩 양보하면서 즐겁게 사는 날까지. 모든 HOMO DEUS 들에게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