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인체의 생활 리듬을 자연 변화에 순응하라고 한다. 사계절과 밤낮의 변화 등 자연의 순환에 따라 인체 리듬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 비결이라는 것이다.
지난 한 주일 동안 발암물질이 섞인 중국산 원료 고혈압 치료제가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것은 한국에서만 고혈압약 복용자가 500만명이 넘기 때문이다. 밤과 낮의 구분 없이 물질 풍요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양생(養生)이 얼마나 자연에 역행 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 혈압약은 아침에 복용해야
혈압·맥박·호흡 등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변한다. 사람의 체온을 예로 들면 언제나 37℃가 아니고 오후 2∼4시에는 37.5℃, 새벽 2∼4시에는 36.5℃로, 밤과 낮에 따라 1℃씩의 차이를 보이고, 혈압도 마찬가지로 밤이 낮보다 20∼30% 낮다.
혈압은 일반적으로 아침에 눈을 뜬 직후에 상승하며 수면 중에는 내려가므로, 약은 아침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은 신장과 간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본다.
♦ 신장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고혈압
현대인의 음식이 지방이 많이 함유된 육류나 당분이 높은 고칼로리식품인 데다 비만과 운동부족, 과음, 흡연 등의 요인이 겹쳐지면서 피 속에 중성지방, 당분,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피를 혼탁하게 만든다. 이로 인하여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 피를 맑게 거르는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고, 피가 더욱 뜨겁고 탁해져 혈전과 어혈을 양산해 피의 혼탁도와 점도가 높아지면서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신장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 간기능 약화로 인한 고혈압
간기능 약화로 혈압이 오르는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한의학적으로 스트레스는 화(火)에 해당한다. 화기가 간을 자극하면 간에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간열(肝熱)이다. 간의 열이 혈액을 뜨겁게 하고, 어혈을 만들고, 어혈은 혈관을 좁혀 고혈압이 생긴다.
결국 고협압의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비만 등 생활요인과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이 합쳐진 것이다. 동양철학에서 자연에 순응한다는 의미는 세상의 커다란 이치에 역행 하지 않고 양생(養生)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때이다.
한의학전문기자 한의사 송희정 cozyblusk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