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주역(周易) 64괘 중 ‘수화기제(水火旣濟)’형국인 백두산 천지 / 위키백과에서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 낮은 체온, 기(氣)가 약하다는 위험신호
『황제내경』이야기 61편(4월 12일자) “스트레스 물(水)로 풀어라”에서 주역(周易) 64괘 중 최상의 괘가 ‘수화기제(水火旣濟)’ 로 “물이 위에 있고, 불이 아래에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백두산이 영산으로 꼽히는 이유가 천지 아래 마그마가 있어 완벽한 ‘수화기제’형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말과 같이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몸은 따뜻한”는 상태가 건강한 인체를 말한다. 『황제내경』에서는 “正氣存內 邪不可干(정기존내 사불가간)”이라고 하였다. “(正氣存內정기존내) 몸 안에 기운이 충만하면, (邪不可干사불가간) 나쁜 기운이 쳐들어올 수 없다”는 말이다. 『황제내경』에서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은 기(氣)가 약하다는 의미로 만병의 근원으로 보기 때문이다.
♦ 체온 1℃ 상승하면, 면역력은 약 30% 증가
이 개념은 현대 서양의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체온이 1℃ 상승함에 따라 기초대사량은 13%, 면역력은 약 3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이 증가하고 떨어지면 면역력도 함께 줄어든다는 논리와 일치한다.
그 이유는 체온이 신진대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몸이 따뜻하면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고 세포 활동이 촉진돼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장기내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으로 제 기능을 발휘한 덕분이다.
♦ 체온 35℃, 암세포 증식을 위한 최적 환경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상적인 체온은 36.5~37℃다. 체온이 이보다 떨어지면 면역력이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체온 35℃는 암세포에게 최적의 환경이라고 한다. 암 뿐만이 아니다. 낮은 체온은 혈액이 신체 말단까지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 결과 소화기능장애가 생기고,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 영양분은 인체에 노폐물로 쌓여 거의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된다.
반면에 심장과 머리 등 몸 위쪽에 열이 많아지면, 화병(火病), 고혈압, 불면, 불안초조, 이명,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안구충혈, 두통 등이 발생한다.
♦ 가슴은 서늘하게 아랫배는 따뜻하게
이런 이유로 예전부터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말과 함께 “가슴은 서늘하게 아랫배는 따뜻하게”라는 말도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원리를 의미한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은 “물과 같이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불과 같이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써 ‘수화기제(水火旣濟)’와 동일한 형국이다.
이는 동양철학의 요체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陰과 陽과 같이 서로 극단적으로 상반되는 기운이 함께 존재하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게 함으로써 삶을 조화롭게 하는 ‘음양의 조화’를 의미한다.
♦ 건강한 인체는 ‘음양의 조화’ 상태
‘수승화강(水升火降)’을 보다 쉽게 풀어 보면, 잠자면서도 깨어 있는 뇌와 심장이 있는 몸의 위쪽에는 자연히 열이 모이게 된다. 이 때 위쪽에 뜨거운 기운이 계속 몰리면, 너무 많은 열로 몸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그러므로 뜨거운 위쪽에는 찬 기운을 보내야 하고 찬 아래쪽에는 뜨거운 기운을 보내야만 만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