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이야기 61 – ‘스트레스’ 물(水)로 풀어라

♦ 인체 오장에 정신작용을 결부시킨 『황제내경』

『황제내경』에는 “간(肝)은 혼(魂)을 장(藏)하고, 심(心)은 신(神)을 장(藏)하며, 비(脾)는 의(意)를 장(藏)하고, 폐(肺)는 백(魄)을 하며, 신(腎)은 지(志)를 장(藏)한다”하여, 오장에 각기 정신작용을 결부 시켰다. 또한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의 칠정도 오장과 연관시켜 감정의 파괴가 인체의 생리기능을 손상시킨다고 하여 심신일여의 양생법(養生法)을 강조한다.

♦ 정신 차릴 새 없는 현대인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예전 사람들에 비해 지식이 넘친다. 지식은 눈코귀입으로 들어가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2G시대만 해도 넘치는 정보량이 3G 4G를 넘어 5G시대로 돌입하였다. 당연히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넘치는 정보를 받아들여 소화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해야만 한다.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좌뇌와 우뇌의 소통은 더 어지럽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뇌에 열이 쌓이게 된다. 줄곧 켜져 있는 노트북에 열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현대인의 뇌가 특히 열 받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소화하여 말이나 글로 표현하려면 더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머리를 혹사 시키는 것이 스트레스다. 그래서 사람은 머리를 식혀야 한다.

♦ 스트레스를 잡는 공자님 말씀 – ‘지자요수(智者樂水)’

이런 이유로 공자(孔子)는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이라고 하였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지자(智者)’는 지혜로운 사람을 말한다. 지식이 많고 사리에 밝은 사람인 ‘지자(知者)’의 알 지(知)에 가로 왈(曰)을 보태 지혜 지(智)를 만든 이유는 아는 것과 현실에 접목하는 차이에서 비롯된다. 지(智)가 받쳐줘야 행동도 지(知)에 따를 수 있고, 글과 말도 제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지자요수(智者樂水)’인가 ? 朱子는 “지자(智者)는 사리에 통달하여 두루 흐르고 멈추는 바가 없어 물과 비슷하므로 물을 좋아한다”라고 설명 했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들 가슴에 닿지 않는 설명이다. 그것 보다는 열 받은 머리는 물로 식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이해하기 쉽다.

♦ ‘두한족열(頭寒足熱)’ – 주역 64괘 중 ‘수화기제(水火旣濟)’형국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말은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몸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건강한 인체의 표상을 말한다. 머리가 시원하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없다는 의미다.

주역 64괘 중 최상의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 로 “물이 위에 있고, 불이 아래에 있는 형국”이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이 영산으로 꼽히는 이유가 화산 위에 천지와 백록담을 이고 있는 완벽한 ‘수화기제’이기 때문이다. 주역의 대가인 공자가 ‘지자요수(智者樂水)’라고 한 이유가 “지자는 물로 머리를 식히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근거이다.

물을 머리에 이고 있고 뱃속은 따뜻하니, 오장육부는 건강하고 머리가 청량하여 스트레스가 없다.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얼티메이텀이다.

현대인의 머릿속은 물을 가까이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한다. 폭포의 낙수 소리, 냇물이 흐르는 소리, 철썩이는 파도 소리는 스트레스를 낮춰준다. 여기에 바람 소리와 함께 자유로운 새소리가 열을 내려준다. 부슬부슬 봄비를 맞으며 잠시 센치멘탈해지는 것도 스트레스 밀어 내는 좋은 방법이다.

1 댓글

  1. 거칠게 내리는 폭우소리도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 이유가 있었나봅니다.
    전원주택 연못에 분수 켜두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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