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 코피를 유발
황사,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질수록 코피가 더 많이 난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침투하면 혈관을 압박해 코피가 나기 쉬운 것이다. 그러므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에는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흡연과 음주를 삼가야 한다. 어쩌다 한 번쯤의 코피는 별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코피가 몸에서 보내는 경고 시그널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성을 이루는 겨울철에는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로 인한 뇌혈관 혈압상승, 뇌졸중 등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코피는 미병(未病)의 전조
『황제내경』에는‘성인 불치이병 치미병’(聖人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훌륭한 의사(聖人)는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不治已病) 아직 생기지 않은 병을 치료한다(治未病).”라는 의미이다.
미병(未病)이란 건강과 질병의 중간단계를 의미한다. 즉 미병 상태는 정상에서 벗어난 건강 상태지만 아직은 특정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한의학의 예방의학적, 양생학적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 줌과 동시에 현대 의학으로 불려지는 서양의학과의 차별적 개념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미 질환이 발생하여 치료가 어려운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을 ‘명의’로 보는 반면, 한의학에서는 애초에 병이 커지거나 시작되지 않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 시킬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의사를 ‘명의’로 보는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과 같은 맥락이다.
♦ 소변·혈액검사, CT·MRI 검사도 허당일 수
미병(未病)상태에서는 현대 의학의 소변·혈액검사나 CT·MRI 같은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환자는 피로, 집중력 저하, 능률 저하, 피로감, 우울,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만성 설사, 비만 등에 시달린다.
수치로 표준화한 구획 안에서 병이 있다 없다 판단하는 게 현대분석의학이라면 이러한 수치에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기능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치미병(治未病)이다. 이 개념은 현대의학의 예방의학과도 그 추구하는 방향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는 한의학의 정수이다.
♦ 치미병(治未病), 한의학의 정수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예방의학이 질병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의학에서의 치미병은 몸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기를 예로 들면, 현대의학에서는 특정 세균의 특성에 맞춰 그 질병에 대항하는 항체형성을 위한 백신’을 투여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어떠한 질병이든 우리 몸의 허약한 부분을 타고 들어온다는 관점에서 몸의 허약한 부분을 미리 살펴 병의 통로를 차단하는 방법을 취한다. 즉, 한의학에서의 치미병이란 우리 몸 자체의 균형을 회복하여 병에 걸리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사람중심 방법론이다.
♦ 외부 충격 없는 겨울철 코피는 특히 조심해야
현대 의학은 건강 생활에 기여한 공로가 크지만,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사람의 혈압이 올라 뇌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면, 인체는 스스로 뇌출혈이 일어날 위험을 감지하고, 코 안의 얇은 혈관벽을 통해 코피를 흐르게 하여 압력을 낮춘다. 따라서 외부 충격 없이 흐르는 코피는 뇌졸중을 예방해 주는 인체의 시그널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이런 인체의 자동조절시스템을 무시하고 코점막의 모세혈관을 전기적 치료로 막아 버린다. 이 결과 혈압의 자동조절기능이 상실되면 뇌혈압이 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코피가 난다고 서둘러 물리적으로 막다가는 오히려 큰 병을 자초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 자연적으로 터진 코피는 주의해야 한다. 만약 코피가 10분 이상 지혈 되지 않는다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전반적인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한다.
한의학 전문기자 송희정 cozyblusk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