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아시아계 증오범죄
미국에서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묻지 마 폭행’으로 확산 되는 분위기다. 피해자는 주로 아시아계 노인이나 중장년, 여성 등 취약 계층이다. 지난 3월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태는 방아쇠를 당긴 것에 불과하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길을 가던 여성의 머리채를 휘어잡거나, 84세 노인을 향한 공중부양 양발 차기 등 난데없는 묻지 마 폭행은 공포에 가깝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는 아시아계 노인이 외출할 때 보호하는 신종 자원봉사도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켰다는 비난도 있지만, 어처구니가 없어 What’s Going On?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What’s Going On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마빈 게이 (Marvin Gaye)가 1971년 발표한 음반 ‘What’s Going On’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앨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 반전시위, 히피, 흑백인종차별 등 온갖 사회문제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 노래가 나온 지 40년이나 지났지만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요즘도 미국내 인종차별은 여전하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당하고 있으며, 테러와 전쟁, 살인, 기아 등 골치 아픈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 해법에 대해 노래는
“오직 사랑만이 증오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For only love can conquer hate) 오늘 여기 사랑을 가져오기 위해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You know we’ve got to find a way To bring some lovin’ here today)
라고 loving을 말하면서, 또 다른 숙제를 던진다.
◆ loving은 과연 아무나 하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이 본래부터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성선설을 내세운 맹자마저도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착한 마음의 단초가 되는 사단(四端)을 배워야 한다고 봤다.
사단(四端)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인(仁)을 알게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의(義)를,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겸손함인 사양지심(辭讓之心)에서 예(禮)를,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비지심(是非之心)에서는 지(智)를 배우게 하여 비로소 인간다운 사람을 만든다.
미국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묻지 마 폭력으로 변질 된 원인을 love가 아닌 loving에서 찾는 바탕에는 맹자의 사단(四端)이 있어 보이는 이유다. 4·7 보선에서 여당의 충격적인 참패의 원인에도 수오지심과 시비지심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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