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개화 ? 아무렴 어떤가
해마다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정원에 있는 왕벚꽃나무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의 꽃이 활짝 핀 날이 공식적으로 서울의 벚꽃 핀 날이다. 금년엔 지난 24일이었다. 1922년 관측 이래 100년 만에 가장 이른 개화로 평년보다 17일이나 빠른 소식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구온난화가 몰고 온 이변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추운 겨울보다는 봄날이 나은 법이다. 선남선녀들에게는 들려오는 꽃소식 따라 나비처럼 가벼운 봄옷 차림으로 계절을 만끽 할 수 있다.
◆ 한국 정치사에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그러나 이 아름다운 계절에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어 보인다. Top이 안되면 나락으로 떨어질 서울·부산 시장 출마자들이다. 누구나 뚜렷한 목표를 지향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Top라는 목표에 몰입한 그들에게는 봄기운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은’ 이런 형편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한다.
한국 정치사에서 ‘춘래불사춘’이 유명해 진 것은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 의해서다. 1979년 10·26 사건 이후 많은 국민들은 유신의 암흑이 걷혔다고 믿었다. 국민 대다수는 JP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을 2인자로 주목했었다. 그러나 신군부가 JP를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하면서 정국은 급변했다. 당시 현실을 JP는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고 표현했던 것이다.
◆ 카펜터스(Carpenters)의 ‘Top of the World’
가사의 백미는 “당신의 사랑은 나를 세상의 꼭대기에 올려놓았습니다.”(Your love’s put me at the top of the world)라는 대목이다. 유권자의 사랑을 얻어 TOP에 오르기 위한 모든 후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 : 여의도 윤중로 국회 북문 건너편 벚꽃 / 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