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후보를 龍이라 부르는 이유
1910년의 전국 호구조사에서, 조선의 총 가구(家口)수 289만 4,777호 가운데 양반이 5만 4,217호로 전 인구의 겨우 1.9%에 불과했다. 당시에 지금 같은 선거로 나랏님을 뽑았다면, 소위 상놈이 선출되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래서 민초들은 미륵신앙에 의지해왔다. 미륵은 미래에 등장하는 미래불이다. 미륵불이 나타나면 용화회상(龍華會上)이다. 용화회상은 양반 상놈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말한다. 김제 금산사(金山寺)의 미륵전(彌勒殿) 2층에 龍華會上과 같은 의미인 ‘용화지회(龍華之會)’라는 현판이 붙여진 연유이며,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해 줄 지도자를 龍이라 부르는 이유다.
◆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공정과 평등이 화두
더불어민주당이 1일 개최한 ‘공명선거 서약식 및 프레스 데이’에는 이재명, 추미애, 이광재,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등 여당 9龍 전원이 참석했다.
다음날, 윤희숙의원 출마선언으로 국민의힘도 9龍이 됐다. 홍준표, 김태호, 하태경,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안상수, 장기표 등
여기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아직 당 밖 인사인 윤석렬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출마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다. 이쯤 되면, 누가 찐龍이 될지 흥미가 진진하다.
다만 백 년 전이나 마찬가지로 아직도 공정과 평등이 화두인 게 찜찜하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온화한 미소로 위장한 파렴치한 위선을 단호히 척결해야만 한다.
‘彌勒(미륵)’을 파자하면 ‘이(爾) 활(弓)로 힘(力)을 써서 뜯어고치자(革)’이다. 현대사회에서 변화(革)는 무력(弓)이 아니라 투표로 이루어지는 게 100년 전과 다르다. 얼마나 다행인가 !
◆ 내가 찍을 후보 내가 결정한다 – Don’t Stop Me Now
<사진 : 금산사 미륵전 / 위키백과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