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으로 보는 세상』 – 거리두기 500 Miles

언제 어디서나 남의 말을 들어주는모모

도시의 변두리, 폐허가 된 옛날 원형극장에서 홀로 사는 모모는 헝클어진 고수머리에 언제나 커다란 외투를 걸치고 맨발이지만 예쁜 눈을 가진 소녀다. 그런 그녀에게, 별난 능력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달리 특별한 일이 없는 모모에게는 늘 들어줄 시간이 많기도 하지만, 누구나 그녀의 평화로운 눈빛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모든 걸 털어 놓기 때문이다. 모모를 만나 가슴 속에 응어리 진 말을 하게 된 사람들은 유쾌해지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도시에 ‘시간은행’ 영업사원이라는 회색신사들이 나타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시간은행’ 영업사원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두둑한 이자를 약속하며 시간을 예금할 것을 권유하였다.

공수처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면서

그러자 마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남보다 더 나은 인물이 되어 존경받기 위해 시간을 아끼기 시작했다. 시간절약을 위해 퇴근 후 집으로 곧장 돌아와 문고리를 걸었다. 아예 친구를 만나러 가지도 않고, 심지어는 기르던 개와 고양이도 내다 버린 채 항상 시간에 쫓겨 허둥대며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1973년 생 모모의 시간 이야기가 새삼스러운 것은 요즘 시간에 쫓기는 정치 일정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은 공수처 출범이라는 시간표가 왜 그리도 절박한지, 아무리 급해도 하필 왜 이 시점이어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공수처가 출범하면 국민소득이 두 배쯤 늘어나는 것도 아니면서 … ” 매번 충돌로 이어지는 회색인들 모습이 역겨워, 그들로부터 적어도 500마일은 멀어지고 싶을 뿐이다.

500 Miles – 피터, &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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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점점 멀어지는 사랑을 그리워하는 서정적인 가사로 통기타 느린 반주가 돋보이는 노래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는 듣는 이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몹쓸 노래다.

Lord, I’m five hundred miles away from my home (주님, 저는 집에서 500 마일이나 떨어져 있어요) ​ Not a shirt on my back, not a penny to my name (내 등엔 셔츠 하나 걸치지 않고 내겐 동전 한 푼 없어요) Lord, I can’t go back home this a way (주님, 저는 이런 식으로는 집에 갈 수 없어요) This a-away, this a-way, this a-way, this a-way(이런 식으로는 ~ ~ ~ ) Lord, I can’t go back home this a-way (주님, 이런 식으로는 집에 갈 수 없어요)

<사진 : 나무위키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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