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배경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가 정면을 응시하며 ‘Cuz I Love You(너를 사랑하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그 아래 ‘out now(지금 당장)’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이 사진은 88년생 미국 팝가수 리조(Lizzo)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Truth Hurts(진실의 고통)’ 첫 소절은 도발적이다 못해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한다. “I just took a DNA test turns out I’m 100% that bitch (난 방금 유전자 검사를 했지. 알고 보니 나는 100% 그런 년이었어)”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나는 100% 여자였다는 그녀다.
무대 위에서 호령하는 당당한 그녀, 대담한 직설로 열광하는 여성 팬덤 속 그녀,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Don’t text me, tell it straight to my face (나에게 문자하지 마 내 면전에서 똑바로 말해)”라며, 외로움에 몸서리친다.
◆ 정부신뢰도 하락에 여성장관들 기름 부어
작년 이맘때쯤, OECD 37개 국 중 대한민국 정부신뢰도는 22위로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일본(24위), 프랑스(25위), 미국(30위) 등이었다. 금년에는 k방역 모범국가 명성으로 순위가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연 국내적으로도 그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요즘 행정부내 여성장관들 수난시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구설이 난무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여성장관 역사는 일천하고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승만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총 41명의 여성이 장관을 역임했지만, 성공한 장관은 극히 드물다. 반면에 해외를 보면 영국의 대처수상,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말할 것 없고, 미국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 클린턴 등 여성국무장관을 역임한 사람들이 외교·통상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 특히 이들은 오늘날 같은 미·중무역전쟁도 없이 여성 특유의 실속 위주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소통으로 훌륭한 외교적 업적을 남겼다.
OECD 국가순위가 높아질수록 국민의식수준도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장관 역할도 더욱 힘들어 질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섣부른 젠더할당으로 30%를 여성 장관으로 채우겠다는 공약은 오히려 그 자체가 젠더차별일 뿐 아니라 함량미달 장관이 임명 될 수 있다. 여성가족부장관을 여성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문성만 있다면 남자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장관자리는 예나지금이나 조직통솔력, 리더십 그리고 전문성이 기본이어야 한다.
겉으로는 아닌 체 하면서 속으로는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진실의 고통(Truth Hurts)’이 있는가 하면, 능력이 안 되는 회전의자에서 어지럼증을 겪는 ‘진실의 고통’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사진 : 리조 페이스북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