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마이클 조던 / ‘위키백과’>
♦ “3분의 2”법칙의 레드 오션
“3분의 2”법칙이 있다. 텔레비전 전체 시청자의 3분의 2가 채널을 손바닥 뒤집듯이 돌리고, 이렇게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의 3분의 2가 종류를 불문하고 광고만 나왔다 하면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붙들어서 앉히는 데는 단 2초에서 최대 늘려봤자 10초만 허락 된다.
현대인은 매일 5천 건 이상의 광고를 부지불식간에 접한다고 한다. 광고는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는 우리가 광고의 홍수에 살면 살수록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집단적인 기억상실증은 광고를 접하는 우리의 무감각함에서 연유 한다. 아무리 광고를 해도 넘쳐나는 경쟁 제품을 뛰어 넘어 내 물건을 팔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레드 오션’시장이라고 한다. ‘레드 오션’에서는 경쟁사를 지각생으로 만드는 임팩트가 필요하다. 인상 깊은 임팩트를 위해서는 스토리가 내재되어야 한다. 이런 스토리 메이킹의 핵심이『코드마케팅』이다.
♦ 나이키의 ‘에어 조던’, 대표적인 페르소나
광고계에서 할 말은 유명인을 시켜서 말한다. 상품이 아닌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에게 광고해야 할 상품을 입히거나 신겨서 개성을 부여하여 페르소나로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페르소나를 들자면,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이다.
“Just Do It (해 보는 거야)”. 나이키의 슬로건이다. 나이키는 이 슬로건과 함께 슬램덩크 황제 마이클 조던을 광고 모델로 영입했다. ‘조던 비행 (Jordan Flight)’ 이라는 이름의 이 나이키 광고는 마이클 조던을 하늘을 나는 ‘에어 조던(Air Jordan)’으로 엄청나게 뜨게 하였음은 물론 나이키 신발은 젊은이들에게는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득템’ 1순위이가 되도록 만들었다.
♦ 넘쳐나는 대체재, 차별성에 승부
신발은 리복, 아식스, 아디다스 등 수많은 나이키의 경쟁사들도 대량 생산한다.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이 신발들은 모두 대체재이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 되는 이 신발들은 한 공장 안에서 생산라인만 다르게 생산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봐도 재료의 차이나 품질 차이도 별로 없다.
이러한 대량생산 체제가 확립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경쟁자에 앞서 생산 된 신발을 먼저 파는 자가 승자다. 그런데 유독 나이키는 ‘에어조던’효과로 하늘을 날고 있다. 이런 사례는 경쟁 제품들과 떼어 내어 억지로라도 변별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나이키, 제품의 의미를 브랜드로 바꾸는데 성공
나이키가 성공한 것은 생산과정을 변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둘러싸고 있는 언어를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상품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어도 의미는 바꿀 수 있다.
나이키가 파는 것은 마이클 조던브랜드라는 관념이다. 이런 조던효과로 인하여 마이클 조던은 100억 달러 사나이로 불린다.
다시 말하자면, 나이키가 파는 것은 광고이며, 그 광고가 브랜드이고, 브랜드가 조던이라면, 신발은 부산물에 불과하다. 냉정하게 볼 때 사실 신발은 개성을 갖고 있지 않다,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조던이다.
♦ 양떼 같은 소비자, 브랜드로 유인
청년층들은 본능적으로 이성에게 주목 받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어 있다. 적어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거나 경쟁자들과 똑같아 지려는 심리 안에서 남의 눈에 띄는 소비를 하는 행위 안에는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소비는 자아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요즘 청년들은 장성하여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가족을 떠나 집을 나가 출퇴근이 편한 원룸으로 들어가 산다. 경험적으로 볼 때 처음 집을 나갈 때는 가방 두어 개로도 충분한 살림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부모의 간섭을 덜 받고 형제 간의 눈을 인식하지 않게 되면서 갖가지 살림살이가 순식간에 늘어난다. 아르바이트나 취직을 해서 자기 소득으로 이러한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은 해방이고 독립이다.
나이키나 애플이 볼 때 이런 젊은 소비자들은 흡사 양떼와 같다. 그들은 가치를 판단하지 못한다. 그들은 사물을 판단 할 때 대중적인 기호에 크게 의존한다.
♦ 모방의 심리학
맥주가 아니라 맥주병에 붙은 라벨을 마시는 것처럼, 사람들은 광고를 즐기며 모델과 같은 유사성에 심취한다. 모방의 심리학이다. 그러므로 소비자를 제품으로 몰아가지 말고 다만 브랜드 쪽으로 밀어 붙여야 한다.
제품이 아니라 제품을 입은 인물을 브랜드로 만드는 데 성공한 사례는 나이키 말고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명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어떤 이유로 몰락할지 아무도 모른다. 나이키, 리복, 아디다스, 필라 같은 기업들은 운동선수와 계약을 맺었다가 기일이 되면 여지없이 해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딩은 현대 마케팅의 단골 메뉴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기업들은 변호사나 변리사를 등에 업고 브랜드를 창조하기도 하고, 관리하기도 하며, 보호하기도 한다.
♦ 『코드마케팅』의 궁극적인 지향점, 브랜드 창출
랄프 로렌, 구치, 아르마니, 제프리 빈, 토미 힐피거, 페리 엘리스, 크리스천 디오르, 이브 생로랑 같은 고급 브랜드들이 자신의 이름과 로고를 브랜드로 만들었다. 이것이 『코드마케팅』이다.
『코드마케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브랜드 창출인 이유는 오늘날에는 어떤 제품도 상업적 메시지로 함축된 브랜드와 결부시키지 못하면 소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객원기자 : (주)굿먼데이 CEO 송승훈 / ryan@goodmonday.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