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마케팅』 6 – 미국인의 ‘인식코드’

<사진 : 1620년 12월 플리머스에 상륙한 메이플라워호는  그 해 겨울을 해변에서 난 후  다음 해 4월 15일 영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미지의 땅에 남겨진 사람들은 ‘메이플라워서약’에 의지하며  생존해야 했다. >

 

♦ ‘인식코드’는 ‘각인’과 경험으로 만들어져

 

 

콘라드의 연구에 의하면, ‘각인’은 유전 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각인’이 대대로 유전 되고, 어미로부터 교육 되어 전이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전되어 지식으로 체화된 것을 ‘인식코드’라고 한다. 사물을 보면서 이미 본능에 ‘각인’된 정보를 끌어내어 대상에 대한 ‘인식’을 하는 과정 즉 ‘코드’ 말한다.

 

 

그러므로 ‘인식코드’는 사물에 대한 본능적이며 직관적인 개념이다. 뇌 속의 ‘파충류 뇌’ 영역이다. 어린 아이는 항상 위험에 노출 된다. 그러면서 ‘파충류 뇌’의 본능적 판단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너무 뜨겁거나 찬 것을 만지면 깜짝 놀라 손을 뗀다. ‘각인’이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각인’이 성장하면서 직접 경험하는 위험과 즐거움, 주변 어른들로부터 배우는 지혜와 지식들이 모여 ‘인식코드’를 만들게 된다. 사람들의 이런 ‘각인’, 즉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사물에 대한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느냐를 찾아서 그에 맞춤형인 마케팅을 하는 것이 『코드 마케팅』이다.

 

♦ 미국인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코드 마케팅』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필자는 한국 스타트업이 생산 하는 아이디어 제품을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올려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한다. 킥스타터는 미국에 기반을 둔 웹사이트로써 크라우드펀딩 참여자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미국인 중심 문화이기 때문에 펀딩에 참여하는 65%이상이 미국인이다.

 

필자의 경험 상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미국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그에 걸 맞는 스토리를 제공해야 관심을 끌 수 있고, 그에 따라 매출도 끌어 낼 수 있다. 그러므로 제품마다 미국인의 ‘인식코드’를 찾아내는데 주력해야 한다.

 

미국인의 ‘인식코드’를 찾아내야 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우리는 같은 말을 해도 어린이와 학생 그리고 성년 등 사람들을 구분하여 단어를 골라 쓴다. 주어진 환경과 배움과 경험의 정도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와 그로 인한 이해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물며 다른 나라 사람이면서 사용하는 언어도 다를 뿐 아니라 역사도 문화도 다른 세상이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 삶의 시작 방식이 다른 미국인

 

 

미국인의 ‘인식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 되어야 한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가 잉글랜드 남서부 플리머스에서 신대륙 아메리카 식민지로 이주 한 곳이 현재의 매사추세츠 주 플리머스이다. 떠나 온 곳도 플리머스 도착 한 곳도 플리머스 라는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그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 잉글랜드에서 쫓겨 온 청교도들이지만, 새로운 땅을 “뉴” 잉글랜드라고 하였다. 그 후에도 그들은 자리를 잡을 때마다 뉴욕, 뉴헤이번, 뉴런던, 뉴턴, 뉴햄프셔, 뉴호프, 뉴베리, 뉴윙턴, 뉴올린스 등 ‘뉴’라는 단어를 앞세우면서 기존에 있던 숲과 산을 잘라내고 평지로 만들면서 건설을 해 나가면서 미국 땅을 개척해왔다.

 

자기들이 살아왔던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그 땅에서 헐벗고 굶주리던 자기들과는 달리 대대로 귀족의 작위를 상속해 오면서 지도자로서 군림하면서 풍요한 문화에 대한 동경이 그들에게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보수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의 보수성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사람들은 매사추세츠에 도착하기 전에 배 안에서 ‘메이플라워서약’을 체결하여,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하나의 시민정치체를 만들고 필요한 법률과 공직을 제정하여 이에 복종한다는 것을 서약 하였다.

 

‘메이플라워서약’은 영국왕에 충성을 다하며,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할 것을 기약하고, 자치 사회를 형성하여 질서와 안전을 도모하며, 평등한 법률을 만들어 관제를 정한 다음, 여기에 종속할 것을 맹세한 것이다.

 

상륙 직전에 배 안에서 맺은 ‘메이플라워 서약’은 다수의 자유 의지에 의한 정부의 설립을 결정한 것으로서, 미국 민주주의 정치 질서와 철학의 기초가 되었다.

 

 

♦ 미국인 피는 보수적 DNA

 

 

정치철학에서 보수라는 것은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sm)’를 의미한다. 이는 관습적인 전통 가치를 옹호하고, 기존 사회 체제의 유지와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정치이념을 말한다.

 

원래 보수라는 개념은 현상 유지를 하거나,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신대륙에 도착한 그들에게 봉착한 시련은 보수의 개념을 “생존”이라는 ‘인식코드’로 바뀌게 한다.

 

1620년 12월 플리머스에 상륙한 그들은 현지 원주민인 인디언으로부터 옥수수를 제공 받는 등 최초의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반수 이상이 추위와 괴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1621년 4월 15일 메이플라워호는 잉글랜드로 되돌아가게 된다. 남은 사람들은 미지의 땅에 남겨져 생존해야 했다. 그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파괴 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들은 신대륙의 나무를 벌채하여 집을 짓고, 벌채 된 벌판 위에 옥수수 씨앗을 심었다.

 

생존을 위한 파괴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미국 사회에서의 보수라는 개념이 창조적으로 재탄생 되는 계기가 되었다.

 

 

♦ 생존을 목적으로 ‘창조를 위한 파괴’ 일삼아

 

 

그들에게 십계명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플라워선언’이라는 보수적 철학 개념아래 창조를 위한 파괴를 서슴없이 해야 했으며, 그들을 두고 떠나간 메이플라워호가 웅변하듯이 과거로의 회귀 즉 잉글랜드로의 복귀는 불가능했다. 잉글랜드로의 복귀가 불가능한 그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파괴와 파괴된 자리 위에 창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미국인의 DNA이며 ‘인식코드’의 기저에 깔린 본성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인들은 늘 무엇인가를 건설하고 갱신하며, 보존하는 것보다는 부수는 것을 더 좋아 한다. 파괴와 건설을 하면서 ‘뉴’를 창조하는 데는 당연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영토싸움은 기본이고 환경문제도 수반된다. 그런 문제를 늘 보고 듣고 체험해 온 미국인들에게 전쟁과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는 관대 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미국이 오대양육대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는 사실과 리우기후협약을 보이콧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는 것은 결코 과장된 시각이 아니다.

 

 

♦ 생존을 위협하는 진보와 사회주의는 척결 대상

 

 

또한 급격한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진보주의를 싫어한다. 자본주의의 모순에 반발하는 사회주의는 척결대상이다.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등 보수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보수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에서 과거로의 무조건적 회귀를 추구하는 반동주의와 현상을 유지하려는 수구파와는 완전히 다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광로정신”이 있는 것이다.

 

“용광로정신”은 다양한 인종과의 삶에서 복잡한 모순을 생존이라는 공동목표아래 하나로 만드는 제련소이다.

 

 

미개척지 북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한 그들의 선조들에게 최대의 덕목은 생존(survival)이었다. 생존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생존이라는 절박한 현실 앞에서 도덕과 젠틀맨십은 허세나 위선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 본능에 충실한 ‘파충류 뇌’를 가진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

 

 

이런 이유로 미국인들은 지도자를 선출 할 때, 세계의 지도자를 표방하면서 눈앞의 현실을 도외시하는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는다.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통령 선거전은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미국인들은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도덕 군자형 지도자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을 이해하고 비전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또한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본능에 충실한 ‘파충류 뇌’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

 

♦ 미국인의 ‘인식코드’ –  첫째, 둘째, 셋째도 “생존”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미국인의 ‘인식코드’는 첫째 생존을 위한 보수, 둘째 생존을 위한 파괴, 셋째 생존을 위한 파괴이다. 즉 ‘생존’이라는 ‘인식코드’가 미국인이다.

 

인간에게 “생존”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코드 마케팅』관점으로 볼 때, 미국으로 수출 되는 제품은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전기나 밧데리로 작동되면서 몸에 부착되는 기구는 전자파 등의 위협으로부터 특별히 안전함이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라돈침대’에서 ‘라돈베개’로 확산되는 상황은 비록 당혹스럽지만, 과학적이고 엄격한 처리로 신뢰를 받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객원기자 : (주)굿먼데이 CEO 송승훈 / ryan@goodmonday.me

 

 

 

 

 

 

 

댓글 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