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 / 나무위키에서 캡쳐>
♦ 향수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코드 sex
1952년 마릴린 먼로에게 기자가 “잠자리에선 뭘 입나요?”(What do you wear to bed?)라고 묻자 마릴린 먼로는 “단지 샤넬 넘버 5 몇 방울만을 뿌리죠”(Just a few drops of N°5)라고 답했다. 이로써 샤넬 넘버 5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은밀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향수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샤넬 넘버 5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기여한 사람은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이다. 침대의 마릴린 먼로가 몸에 걸치고 있었던 유일한 것이 바로 향수라는 이미지는 섹스 심벌인 그녀와 코드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누군가의 비밀을 공개 하는 것은 과거나 현대나 구분할 필요 없이 수많은 광고에서 대중과 공감대를 구축하는 공식이 되었다. 게다가 영어로 향수를 바른다는 것을 wear라고하기 때문에 몬로가 침실에서 알몸으로 향수만을 바른다는 광고는 사실 틀린 말도 아니면서 신비주의와 섹스가 믹스된 광고인 것이다.
그러므로 『코드 마케팅』관점으로 보는 향수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코드는 “sex”이다.
♦ 향수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코드는 sex
『코드 마케팅』 4 – ‘파충류 뇌’(2018년 9월 6일) 편에서 본 바와 같이 파충류 뇌의 본능은 생존(survival)에 민감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선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로지 생존방법을 찾는 당위성만이 존재한다.
생명을 가진 세상의 모든 동식물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생식에 본능적으로 집착한다. 즉 일정한 시점이 되면, 암과 수가 교접하는 性(sex)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눈을 뜨게 된다. 그러므로 파충류 뇌의 본능인 생존(survival)을 위해서는 性의 자유가 받쳐줘야 한다. 그래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섹스는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고, 그런 이유로 미국인들은 sex의 자유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하다. 섹스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종족이 말살 되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섹스의 자유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 된다.
♦ 섹스 자유가 있어야 생존 가능
그런데 불과 50년 전 미국에서는 섹스자유가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은 미국의 NGO단체로 약자로 NOW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여성을 위한 전국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미국 50개 주 전체에 550개 지부가 있다.
NOW는 1966년 베티 프리단(Betty Friedan)이 중심이 되어 강령을 제정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강령은 여성이 미국의 사회 주류에서 완전한 지분을 확보하고 남성과 완전히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NOW의 여섯 가지 주요 의제는 낙태, 재생산 보건서비스, 여성폭력, 헌법적 평등, 다양성의 증진과 인종주의의 종식, 레즈비언의 권리, 경제적 정의 등이다.
♦ 요조숙녀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작가이며, 페미니스트 사회운동가인 베티 프리단이 1963년 출간한 <여성의 신비 Feminine Mystique>라는 책에는 요조숙녀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숙녀는 사람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둘째, 긴바지를 입지 말아야 하며,
셋째, 머리카락을 물들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보수를 넘어 구태의연까지 하다. 그러나 50년 전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운동가로서 전국규모 NGO 회장의 생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오늘날과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이런 생각이 지배한 것은 여성들을 다른 남성들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개념이었던 것으로 이해 된다.
여성 스스로도 자신의 짝을 찾는데 있어서 안전한 방호막이 되어 주는 남성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성 자신 뿐만 아니라 미래에 자신이 나아 기를 아이라는 존재도 잘 보호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현대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스토리 결말이 그러하다.
♦ 미드 <섹스 앤 더 시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 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받으며 방송되었다. 뉴욕에 거주하는 서른을 넘긴 싱글 여성 4명의 중심으로 한 스토리는 멋진 섹스를 즐기며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아가는 ‘골드미스’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남성을 위한 성이 아닌 여성의 성을 다루었다는 사실이다. 골드미스들이 나이가 먹어 더 이상 시들어 가는 꽃이 아니라 멋진 섹스를 즐기며 여유를 갖고 짝을 찾아가는 스토리 전개 때문이다.
<섹스 앤 더 시티>의 골드미스들은 여성들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고민하고 논의하며 행동한다. 남편과 함께 하는 가정, 어머니로서의 아이양육 그리고 자신의 일 등 세 가지 이다. 현대 여성의 공통분모를 다루면서 공감을 끌어 왔다. 그런 고민 가운데 이들은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능동적으로 sex 파트너를 찾아 나서서 경험하며 심지어 서로 비교하고 토론 한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그러한 과정을 거쳐 셋 중에 하나나 둘을 포기하거나 양보하면서 각자의 길로 가게 된다.
♦ 행실이 나쁠 경우 순식간에 매장
미국은 원래 보수적인 국가다. 청교도 전통이 강한 풍토이기 때문에 지방으로 가거나 특히 상류층으로 가면 한국보다도 더 보수적이다. 지방이나 상류층은 인적 교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행실이 나쁠 경우 입 소문에 의해서 순식간에 매장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코드 마케팅』에서 보는 미국인의 sex에 대한 인식코드는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또한 sex는 안전하게 지켜져야 한다.
객원기자 : (주)굿먼데이 CEO 송승훈 / ryan@goodmonday.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