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카사블랑카 / 안개 자욱한 공항에서 이별하는 男과 女 / 유튜브에서 캡쳐>
♦ ‘사는사람’이 ‘甲’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사람’과 ‘사는사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누구나 ‘사는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는사람’이 ‘甲’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자동차로 여행을 갈 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경우 자동차 핸들을 잡고 싶어 한다. 가다가 경치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핸들을 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도 있는 주도권을 쥐기 때문이다.
휴가를 얻어 바캉스를 떠나면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가 씰룩거리고 어깨가 펴지며 콧노래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乙’일 수밖에 없었던 일터를 떠나 휴가 기간 중에는 필연적으로 ‘사는사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산이 많고 적음은 그 다음 문제이다.
♦ ‘파는사람’은 확신과 신뢰를 줘야
반면에 ‘파는사람’이 즉 세일즈맨이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팔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세일즈맨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운전자를 이끌기 위해 확신과 신뢰를 줘야만 한다.
세일즈맨은 자신의 제품을 구입하면 고객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 고객들은 적어도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만큼 자기 자신이 보다 더 섹시해지고, 젊어지며,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제품을 기대 한다.
♦ 정보의 홍수에 질린 ‘사는사람’
그런 고객들을 위해서 세일즈맨은 열과 성의를 다해서 자기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들을 설득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정보의 홍수에 질려 있다. 고객들은 TV선전, 광고판, 네온사인, 전단지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화, 문자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귀를 여는 경향이 있다.
‘사는사람’들은 가능한 표준화 된 제품을 찾고 그 중에서도 이름 있는 제품을 찾는다. 그 이유는 ‘파는사람’들의 감언이설로부터 휘둘리지 않으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제품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표준을 뛰어 넘는 고급스러운 품질을 원한다. 자신의 선택이 남들보다 더 현명함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이다.
그래서 ‘사는사람’들은 차라리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미 남들에게 검증을 받은 것이며,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에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갈망이 숨겨져 있다. 브랜드는 패션과 디자인 품질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안고 있는 스토리로써 제품과 소비자 사이에 연결망이 구성 되어 있기 때문이다.
♦ 스토리가 내재된 브랜드
영화 카사블랑카 마지막 장면인 안개 자욱한 공항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입은 트렌치 코트가 영화 분위를 극대화시키고 그 여파로 버버리 코트가 명품 브랜드 입지를 굳히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대표적인 브랜드 스토리다.
슬픈 이별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한다. 특히 잉글리드 버그만 같은 미인과의 이별은 더욱 더 아련하다. 어떻게 보면 비극적인 사건이 실려야 신문 판매 부수가 느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것이 감정적 언어의 힘이다.
브랜드는 이런 방식으로 ‘파는사람’이 자기 제품을 믿어도 좋다고 안심 시키는 수단을 뛰어 넘는 스토리로써 사람들의 감정에 어필한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영화나 TV 등 방송에도 협찬해야 하고, 연줄도 동원하여 치열한 경쟁을 이겨 내야 한다. 그러나 한 번 브랜드가 ‘사는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탄탄대로를 달리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브랜드를 발판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도 훨씬 수월할 수 있다. 그러니 ‘파는사람’ 입장에서는 너나 할 거 없이 브랜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든 후에는 유지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 『코드마케팅』으로 보는 브랜드는 “연상”
애플이 아이폰을, 스타벅스가 커피를, 크리넥스가 휴지를, 페덱스가 익일배송을, 제록스가 복사기를 말하는 것처럼 브랜드에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기업들은 키워드를 이용한 광고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면 ‘트랜치 코트’를 검색하면 ‘버버리’ 사이트가 노출 되게 하는 것이다. 즉 브랜드와 키워드가 동시에 연관 되도록 ‘사는사람’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그와 관련 된 광고주 사이트가 거의 100% 노출된다. 이 때 광고주의 사이트는 ‘브랜드’이다. 그러므로 ‘브랜드’와 ‘키워드’는 서로 떼어 낼 수 없는 연관어로써 상호 보완 관계를 넘어서 일체적개념이다.
그러므로『코드마케팅』으로 보는 브랜드는 “연상”이다. 이런 “연상”효과를 위하여 기업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광고를 하고, 수 많은 압력과 비난 그리고 매출 증대를 위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가격 정책을 고수한다.
객원기자 : (주)굿먼데이 CEO 송승훈 / ryan@goodmonday.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