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마케팅』 19 – 마케팅

♦ 만들면 제품, 팔려야 상품

인간은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할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유사한 사례도 있지만, 가치를 매개로 하지 않는 순수한 본능적 차원이다. 과거에는 물건을 생산하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교환 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제품은 넘쳐 나고, 과거와 같이 제조하면 팔려 나가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므로 “물건을 만들면 제품이고, 팔려야 상품이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 비즈니스목적은 “고객 창출”

피터 드러커는 비즈니스의 목적을 한마디로 “고객을 창출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고객을 창출하는 것은 제품의 세일즈가 아니라 마케팅이다. 마케팅(marketing)과 세일즈(sales)는 구분 되어야 한다. 마켓은 소비자가 있는 시장을 말한다. 마케팅은 market + ing로써 “시장 만들기”이다. 세일즈는 영업이라는 말 그대로 마케팅의 한 구성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세일즈는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되며,  마케팅은 시장을 창출하는 비지니스를 말한다. 문제는 기술발전에 따라 세상에는 없는 제품은 이미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 제품에서 소비자가 불편해 하는 요소를 해결하거나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에 맞춰서 소구점을 만들어 제시 하는 게 요즘의 마케팅이다.

♦ 소비자 심리파악이 핵심

이 과정에서 소비자 심리파악이 핵심이다. 특정 제품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어떻게 각인 되어 있는지를 통한 시장조사 결과로 어떻게 제품화 할 것인지, 판매를 위한 선전광고의 카피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코드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다.

『코드마케팅』은 “행동경제학”의 또 다른 한 부분이다. 행동경제학은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요소를 연구한다.  그 결과로 사람이 경제학 이론과 다르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학문이다. 이는 경제학이 내재한 이론과 현실과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 되었다. 사람의 합리성을 가정한 경제학이 사람마다 시대에 따라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인지적, 감정적 이유와 편향에 의해 일어나는 심리적 영향으로 경제학 이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 최근 새롭게 관심 받는 인문학

인터넷 게임에도 신화가 숨어 있고, 영화 한 편에도 과거의 역사가 숨 쉬고 있으며, 촌철살인의 웃음과 페이소스를 선사하는 코미디에도 심리학이 숨겨져 있다. 이런 현상을 스토리 메이킹이라고 한다. 스토리가 없는 제품은 상품화 될 수 없다. 따라서 스토리는 제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상품화 하는 과정이다. 제품마다 생명력을 불어 넣는 스토리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인문학적 배경이 요구된다.

특히 기업 간 기술 및 가격 차별화만으로 경쟁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문학은 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제품의 품질 차이가 없고 기술 및 가격의 차별화도 어려워짐에 따라 새로운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 시장은 소비자 니즈에 달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소비자는 페이스북, 구글, VR, AI 등은 상상만 했지 이렇게 일찍 현실화 되리라고는 기대 하지 않았다. 특히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이 상품으로 될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카풀이나 B&B는 오랜 역사를 통해 삶의 하나로 가까이 있어 온 것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서 소비자 욕구를 구체화 하고 표준화 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든 것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서비스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데 늘 문제가 있어왔다. 그 문제에 착안하여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의 신원을 밝히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하게 함으로써 관련 정보를 공개하여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누구라도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이렇듯 시장은 소비자 니즈에 달려 있다.

♦ 소비자 마음속의 니즈를 찾아내는 인문학

이 심리학을 연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특히 인문학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역사적 배경, 지역과 민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설득력 있고 반면에 어떤 것이 허들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한 분석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언더스탠딩, 공감하는 포용력 등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언어를 잘 알아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결과라면서 “애플의 창의적인 IT 제품은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스스로가 인도에서 요가와 명상을 수년 간 한 사람으로서 그 때까지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 되던 아이폰을 재미있는 놀이 도구로 확산 시켰다. “단순하고 편하고 재미있는 것을 원하는” 인간의 본연적 욕구를 멀티기능을 탑재하여 만족시켰던 것이다.

♦ 애플과 페이스북에 녹여진 인문학

페이스북 성공신화에도 하버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던 마크 저커버그가 있다. 그는 일찍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탐독하고 고대 역사와 문학 등에 조예가 깊다고 한다. 이들은 인간의 본질적 특성을 인문학적 코드로 제품에 반영한 것이다. 오랜 세월 인간이 살아 온 방식에 미래의 변화 될 트랜드를 접목하고, 현재의 기술을 총체적으로 결집하되, 단순함을 추구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은 생산한 제품을 상품으로 처분하는 교묘한 테크닉이 아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속에 들어가 제품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법이다. 마케팅은 고객들이 보다 편하고 유익한 삶으로 윤택해 지도록 돕는 방법이다. 따라서 마케팅의 핵심은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가치이다. 또한 마케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을 위해 투자하는 행동이다. 기업은 그 결과로 브랜드를 창출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장기적인 투자 노력이지, 단기적인 판매 노력인 세일즈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문학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 동양철학이 기회가 될 수 있어

스티브 잡스 스스로가 동양의 명상철학에 심취한 바 있듯이 곡선적인 동양철학이 직선적인 서양철학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서양인들은 객관적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것은 직선적 사고방식이다. 반면에 동양인들은 모순을 포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음과 양을 모순으로 보지 않고 서로를 보완 관계에 있다고 본다. 심지어 동양철학은 서로 반대편에 대치되는 음과 양은 역설적으로 상대가 있기에 존재한다고 본다.

21세기의 제4차 산업혁명의 생태계는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수치화 한 빅데이터이다. 숫자는 속이지 않는다. 그러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 변화는 사고의 유연성과 모순포용적 사고방식에 있다. 따라서 동양적 사고와 인간중심적 사고가 궁극적 미래가 될 수 있다.

 

객원기자 : (주)굿먼데이 CEO 송승훈 / ryan@goodmonda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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