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복遺稿 / 2017년 1월 2일 /돌베개刊 / 199쪽
폭력을 사용하여 강제하는 경우를 성폭행이라고 한다면 똑같은 행위를 폭력대신 돈으로 강제하는 경우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가 ?
상대방의 뜻에 반하여 자기의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모든 강제를 폭력이라고 한다면 폭력은 조직폭력이나 강도, 강간과 같은 불법적 폭력에 한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 큰 폭력이 합법적 폭력, 제도적 폭력의 형식으로 우리 사회의 곳곳에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벼슬이란 작두에 오른 무당
벼슬 없이 ‘장삼이사(張三李四)’로 사는 것도 나름 장점이 있다. 우선 지연이니. 학연이니, 연줄이니, 지위가 없으니 품앗이 해 줄 게 없다. 출세를 위해 안면을 깔 일도, 의리를 배신 할 일도 없다. 주제 넘는 일에 나섰다가 SNS폭로로 망신 당할 일이 없다. 언젠가 갑을이 뒤바뀌면 어떻게 될지 전전긍긍할 일은 더더욱 없다. 작두 탄 무당 칼 춤 추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게 벼슬길이다.
벼슬은 짧고 인생을 길다. 돈 없고, 권세 명예 없는 필부(匹夫)에게 필부(匹婦)가 바가지 긁을 일도 아니다. ‘장삼이사(張三李四)’로 사는 게 짧은 인생 길게 사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 존 덴버 – Take Me Home Country Road
존 덴버의 1971년 히트곡이다. 미국에서도 가장 촌구석인 West Virginia의 mountain momma를 그리워하는 노래다. 사람들은 mountain momma를 ‘산골 여인’으로 번역하는데 이는 초딩수준이다. 적어도 고딩이라면, 山(mountain)처럼 늘 그곳에 있는 엄마(momma)로 해석 하는 게 맞다. 설 명절에는 mountain momma를 찾은 형제자매들은 아무튼 화목하게 보내야 한다. mountain momma 보는 자리에서 작두탄 무당들 짓거리에 편갈라 동기간에 감정상할 일은 절대 아니다.
<사진 : 서양화가 차일만 작품>